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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립성 논란을 빚은 국무총리실 4대강사업조사평가위원회(조사평가위)의 장승필(사진) 위원장이 4대강 사업 설계업체의 사외이사를 지낸 사실이 드러나 선임 엿새 만에 사퇴했다.

국무총리실 관계자는 12일 “장 위원장이 오늘 오전 사퇴 의사를 밝혀왔다”며 “위원장 선임 때 학회 추천도 받고 경력·발언 내용 등을 다 체크한 뒤 본인에게 중립성과 관련해 문제될 게 있는지 질의서까지 보냈으나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이날 4대강 사업 설계업체인 유신코퍼레이션에서 2007년 3월부터 3년 동안 사외이사를 지낸 사실이 드러나자 바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 유신코퍼레이션은 2009년부터 4대강 사업의 설계용역을 맡았으며, 최근 횡령 등의 혐의로 압수수색을 당하는 등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일찌감치 조사평가위 위원 선정의 중립성 문제를 제기해 온 4대강복원범국민대책위원회 등 시민·환경단체들은 이날 성명을 내어 정부를 비판했다. 이들은 “결국 1주일도 되지 못해 위원장이 사퇴하는 지경에 이른 현 상황은 시민사회의 지적이 옳았음을 반증한다. 조사평가위는 제 기능을 상실했고 추후 조사결과에 대해서도 국민적 신뢰를 기대하기 어렵다. 박근혜 정부가 제대로 된 4대강 사업 검증을 하고자 한다면, 모든 논의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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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들은 위원 선정 전부터 장 위원장의 중립성을 집중 거론한 바 있다. 장 위원장은 지난해 4월 언론 인터뷰에서 ‘4대강 사업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진행될 사업이었으며, 누군가는 해야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그 시기를 조금 더 앞당겼을 뿐’이라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발언을 두고 환경단체들은 “4대강 사업에 대한 적극적 찬성이지, 중립의 견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중립적인 위원 선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관련 단체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선정작업을 마무리한 지 불과 엿새 만에 위원장이 사퇴하는 일이 빚어지면서 향후 정부의 4대강 사업 검증 작업도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조사평가위 위원들은 13일 오후 4시30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원장 선임 등 향후 계획을 밝힐 계획이다.

박병수 김정수 선임기자 su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