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급 9명 등 간부급 사원 135명 성명서…“MBC 역사상 최대” “자율 문화 대신 윗사람 눈치만 보는 해바라기 문화가 횡행”
수정 2012-02-21 17:13
등록 2012-02-21 17:13
<와이티엔> 지부 조합원들이 서울 여의도 문화방송 본사 1층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정방송 복원과 낙하산 사장 퇴출
문화방송(MBC)에서 20년 이상 일한 사원 135명(보직자 제외)이 21일 성명을 내 “김재철 사장 퇴진”을 주장하고 나섰다. 노조는 “간부급 사원들의 집단 성명 규모가 MBC 역사상 최대”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파업이 시작된 지 4주가 지나도록 김재철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노조에 대한 고소와 한시 대체인력 채용 등 강경책만을 내놓고 있다”며 지난 2년 간 김 사장의 재임기간을 “언론으로서의 MBC의 추락, 내부 민주주의의 극단적 위축”으로 규정했다.
또 내곡동 사저 축소보도, 서울시장 선거 편파보도 등을 거론하며 “이루 열거하기 힘든 공정성 침해논란이 있었고, 그 결과 MBC의 신뢰도는 현저히 저하됐다. 과거에도 편파보도 논란이 있었지만 그 질과 양 면에서 김재철 사장 재임기간과 비교할 만한 사례는 없었다”며 “MBC의 자랑이었던 자율적, 창의적 문화는 사라지고 윗사람 눈치만 보는 해바라기 문화가 횡행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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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우리는 김 사장이 1992년 파업 당시 노조원으로서 파업특보를 돌리던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며 “파업 4주가 지나도록 회사에 출근도 하지 않고 노조를 업무방해,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것은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 사장이 해야 할 마지막 일은 모든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라고 권고했다.
이번 성명은 1977년 입사해 35년째 MBC에 근무 중인 사원에서부터 1991년 입사한 21년차 간부사원까지 참여했다. 국장급이 9명, 부국장급은 30명, 부장급 47명, 부장대우급 38명이 포함됐다. 이들 중 63%는 비조합원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정영하)는 “조합가입 대상이 아니거나 조합에 참여하지 않았던 간부사원 상당수가 공정방송 살리기와 사장 퇴진이라는 이번 파업의 대의에 동조한 것은 물론, 나아가 행동에 나섰다는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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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김재철 문화방송 사장은 노조가 파업에 들어간 뒤부터 현재까지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있다. 문화방송 노조는 지난 8일부터 서울 시내 곳곳에 ‘사람을 찾습니다’라고 적힌 전단지를 뿌리며 현 파업 사태를 알려왔으며, 이에 김 사장은 노조 간부를 형사 고소했다.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다. 김재철 사장 부임 후 39일 간의 장기 파업을 겪은 MBC는 또 다시 격렬한 갈등을 겪음으로써 대한민국의 대표적 공영방송으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 20년 이상 MBC에 몸 담아 온 우리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
또한 파업이 시작된 지 4주가 되도록 김재철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합리적인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시도하기보다 노조에 대한 고소와 한시 대체인력 채용 등 강경책만을 내놓는 것을 볼 때 MBC가 전례 없는 파국의 수렁에 빠지는 것이 아닌지 크나큰 우려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노조에 대한 강경대응과 반발로 사태가 악화돼 MBC가 국가적 대사인 4.11총선 선거방송조차 제대로 해낼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무슨 명분으로 국민을 대할 것인가.
지난 2년 김재철 사장의 재임기간은 MBC에 유례없었던 갈등과 추락의 시간이었다. ‘임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할 정도로 경영실적을 올렸다’는 김 사장의 항변은 일면 사실이다. 그러나 그 뒤에는 언론으로서의 MBC의 추락, 내부 민주주의의 극단적 위축이 있었다.
내곡동 사저 축소보도, 서울시장 선거 편파보도, 4대강 등 현 정부 주요 실책에 대한 비판 외면 등 이루 열거하기 힘든 공정성 침해논란이 있었고, 그 결과 MBC의 신뢰도는 현저히 저하됐다. 과거에도 편파보도 논란이 있었지만 그 질과 양 면에서 김재철 사장 재임기간과 비교할 만한 사례는 없었다고 우리는 단언한다.
또한 저항하는 구성원들을 징계와 인사발령으로 억압하고, 동조하는 일부 구성원들에게는 납득하기 힘든 정도의 즉흥적 시혜를 남발하는 비민주적인 사내 통치가 이뤄졌다. 그 결과 MBC의 자랑이었던 자율적, 창의적 문화는 사라지고 윗사람 눈치만 보는 해바라기 문화가 횡행해왔다.
따라서 김 사장 및 경영진이 자신들의 책임은 일언반구 언급하지 않고 후배들의 항거를 탄압하는 것을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 우리는 김재철 사장이 92년 파업 당시 노조원으로서 파업특보를 돌리던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현 경영진도 여러 차례의 소위 불법 파업에 함께 참여했었다. 그 때처럼 후배들도 국민을 위해 좋은 방송을 하고 싶다는 한 가지 염원으로 파업이라는 힘든 길을 가고 있다고 우리는 판단한다.
김재철 사장에게 간곡히 요청한다. 파업 4주가 되도록 회사에 출근도 하지 않고 노조를 업무방해,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것은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 더 이상의 파행은 김재철 사장이 MBC를 사상 최악의 파국으로 이끌었다는 역사적 기록을 남길 것이다. 이제 김재철 사장이 해야 할 마지막 일은 모든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