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제이
엘제이

빠르다. 시간이 빠르다. 간간히 그 속에 늘어지는 테이프처럼 길어지는 시간도 있다. 아마도 그것이 기억이고 추억일 것이다. 흐릿하지만 심장에 콕 박혀 있는 그 시간 안에 [Esc]가 있다.

[Esc]의 사진은 철저하게 연출을 배제하고 오직 진실을 담기 위해 셔터를 누르는 신문 사진과는 조금 다르다. 오히려 연출은 기본이다. 그렇다고 해서 진실을 왜곡하거나 과장하지는 않는다. 이 지면의 ‘연출’은 오직 ‘잘, 제대로, 재미있게’ 보여주는 데 있다.

엔터테인머트 면에 ‘도대체 누구냐’란 코너가 있다. A급 선수들이 아니라 언제가 A급이 될지 모르는 예능인들이 출연한다. 놀라운 것은 이들의 표정과 열정이다. 자신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그 미묘한 떨림 때문에 느닷없는 웃음을 터트린다.

광고
엘제이
엘제이
엘제이

‘저질 케이블프로그램 고정 출연자’란 소리를 듣는 그지만 참을성만큼은 최고다. 사진을 찍는 동안 사진기자가 요구하는 다양한 포즈를 한번도 거절하지 않는다. 심지어 매우 부담스러운 것이라도..아이의 표정과 악인의 얼굴이 모두 있다. 놀라웠다. 그는 다른 이들의 고상한 비난을 마음에 두지 않는다. 자신의 소리가 중요하다.

엘제이
엘제이
조경규
조경규
조경규
조경규
조경규

그는 디자이너이자 화가이자 시인이다. 처음 만났을 때 중국 음식 앞에 있는 그는 너무 다소곳했다. 조용조용 말하고 차분하고 우아했다. 카메라를 들이대는 순간, 그는 귀여운 악마로 변했다. 그 역시 자신의 삶에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한다. 볼때 마다 웃는다.

광고
광고
원숭이
원숭이

원숭이

글쎄, 원숭이를 왜 이 구성에 넣었을까! 지난 10월 18일자 동물원 기사 때문에 찍은 사진이다. 지면에는 쓰지 않았다. 너무 ‘인간적’이었기 때문이다. 동물이 이토록 심오한 표정을 짓다니, 자존심이 상한다. 어쨌든 시간이 지나도 그 표정이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