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김새론이 16일 세상을 등진 가운데, 아역 시절 그의 이름과 얼굴을 본격적으로 알린 영화 ‘아저씨’(2010)의 이정범 감독이 “좋은 연기자로 기억되길 바란다”며 추모했다.
이 감독은 17일 연예매체 오센(OSEN)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새론이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회인 것 같다”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
김새론은 2001년 한 살 아기 때 잡지 모델로 연예계에 발을 들였고 2009년 영화 ‘여행자’에 출연하며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어린 나이가 믿기지 않는 섬세한 감정 연기로 호평받았다. 배우 원빈과 함께한 영화 ‘아저씨’는 그를 국민 아역배우 반열에 올린 바 있다. ‘아저씨’에서 김새론은 범죄조직에 납치됐다가 특수요원 출신 태식(원빈)의 구조를 기다리는 소미 역을 인상 깊게 소화했다.

이 감독은 “(김새론을 두고) 천재 배우, 천재 아역이라고 하는데, ‘아저씨’에서 새론이는 천재라기보다 감수성이 뛰어난 어린아이였다”고 돌이켰다. 그는 “흉내 내는 연기를 하거나 자기 자신을 과하게 미화하고, 자기를 과장하는 다른 어린 연기자들과 달리 새론이는 어린 11살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21살 연기자와 이야기하는 느낌이었다”며 “그 감정은 절대 트레이닝으로 나오는 감정이 아니며, 그건 기본적으로 그 친구가 좋은 감수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감독으로서 (새론이의) 그 감정에 굉장히 도움을 많이 받았고, ‘아저씨’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며 “영화 ‘아저씨’는 “김새론양의 그 연기, 감정 연기에 빚진 게 있지 않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새론을 “딸처럼 생각했다”는 이 감독은 김새론의 비보에 마음이 내내 무겁다고 털어놨다. 그는 “나보다 한참 어리고 젊고 활동해야 하는 친구한테 그런 일이 생기니까”라며 비통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대중에게 김새론의 밝은 모습이 기억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성장한 새론이가 본인의 의지와 다르게 흘러갔던 사건의 방향도 있고, 그 친구가 잘못하고 실수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면서도 “제일 중요한 건 여전히 영화에서 보여준 좋은 모습, 그렇게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내 가슴 속에선 여전히 ‘아저씨’의 새론이로 남아 있고, (그렇게)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아저씨’에서 김새론과 호흡을 맞췄던 배우 원빈은 이날 직접 빈소를 찾아 조문했고 자신과 아내 이나영의 이름으로 근조화환을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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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