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혐의 등으로 검찰 송치가 결정된 전청조씨가 지난해 11월10일 오전 서울 송파경찰서에 나와 동부지검으로 압송되고 있다.
사기 혐의 등으로 검찰 송치가 결정된 전청조씨가 지난해 11월10일 오전 서울 송파경찰서에 나와 동부지검으로 압송되고 있다.

재벌 3세 등을 사칭하며 30억원대 사기 혐의를 받는 전청조(28)씨에게 검찰이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31일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김병철) 심리로 열린 전씨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공문서위조 및 위조공문서 행사,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혐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전씨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전씨는 재벌 3세 혼외자를 사칭해 계획적으로 범행했다”며 “피해금은 30억원에 달하고 비록 전씨가 범행을 자백했으나 이 사건은 호화생활을 하기 위한 범행으로 참작할 동기가 없다. 전씨 범행으로 인한 피해는 회복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하며 재판부에 엄벌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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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씨는 자신을 ‘재벌 3세’라고 사칭하면서 27명으로부터 30억78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들은 전씨와 결혼 계획을 밝혔던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씨가 운영하는 펜싱학원 학부모이거나, 재테크 강의를 빙자해 모집한 수강생 등으로 90% 이상이 20~30대 사회 초년생이었다.

또 검찰은 이날 전 씨의 경호팀장 역할이자 공범으로 기소된 이아무개(27)씨에게는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씨에 대해 “가담한 정도가 중대함에도 범행을 부인하고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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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전씨의 실체를 알고도 피해자들에게 투자를 권유하는 등 다양한 범행을 도우며 사기 피해금 중 약 2억원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이날 전씨의 법률대리인은 “남현희씨에 대한 연모 감정이 커져 가슴을 도려냈을지언정 괴물은 절대 아니다. 반성이 진짜라는 점을 고려해 주시길 바란다”며 “대부분 남씨에게 귀속돼 전씨가 갖고 있는 돈이 거의 없다. 전씨가 죄를 모두 인정하고 있었다는 점을 헤아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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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전씨와 공범 의혹을 받는 남씨는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애초 이달께 관련자 조사를 마무리한 뒤 결론을 내릴 방침이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송파경찰서 관계자는 한겨레에 “필요한 추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어 조금 늦어졌지만, 다음달 중으로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