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26일 항간에 설로 떠돌던 대우조선해양과 <조선일보> 고위 간부의 유착설을 공론화하면서 청와대와 강성 친박 진영이 ‘우병우 사퇴’ 정국 되치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 의원은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2011년 9월 당시 조선일보 논설주간인 ㅅ씨와 남 사장의 사장 연임 로비에 연루된 혐의로 이날 구속된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대표를 전세기에 태우고 그리스의 산토리니 섬에 갔다며 언론사 간부의 부도덕성을 부각했다. 김 의원이 언급한 조선일보 고위 간부 ㅅ씨는 박 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고, 그의 형은 2009~2013년 대우조선해양 사외이사를 맡았다. 조선일보는 2011년 말 대우조선해양의 고졸 학력파괴 채용 등을 추어올리는 기사를 여러 차례 다뤘다. 조선일보 경영기획실은 보도자료를 내어 “(당시) 전세기가 이동한 거리는 총 5818㎞이다. 이 중 (ㅅ씨가) 전세기에 탑승한 구간은 거리가 1087㎞로 전체의 18.7%였다. 해당 구간 1인당 항공료는 200만원대”라고 해명했다. 또 김 의원이 2011년 대우조선해양은 워크아웃 상태였다고 주장한 데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ㅅ씨는 지난 25일 사내에도 “박수환 대표와의 관계는 취재기자와 취재원 사이일 뿐이며 금품이 오가지는 않았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의 ‘폭로’는 청와대와 교감을 통해 이뤄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는 ‘우병우 민정수석 사태’를 “식물 정부를 만들려는 일부 언론 등 부패 기득권 세력의 흔들기”라고 밝혀왔다. 김 의원이 이날 폭로한 내용은 청와대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 격이다. 특히 김 의원이 제시한 대우해양조선의 전세기 이용 내역 자료는 사정기관의 협력 없이는 구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김 의원은 자료 입수 경위에 관해 “시중에 풍문이 있어 사실을 확인하려고 (대우조선해양 대주주인) 산업은행에 25일 자료를 요구해 제출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풍문’만으로 5년 전 해외 전세기 이용 기록을 특정해 찾아낸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확보된 자료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새누리당 의원은 “청와대에서 찔러준 냄새가 짙다”고 말했다. 특히 김 의원은 ‘친박 돌격대’라고 불릴 정도로 청와대 코드와 맞는 언행을 해와 청와대 총대를 멨다는 이야기도 있다. 만약 이 자료가 사정기관 등에서 확보한 것이거나 청와대가 폭로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드러난다면 권력기관의 수사·정보력을 정치적으로 활용한 셈이 돼 논란이 커질 수 있다.
새누리당 안에서는 시중에 설로 떠돌던 조선일보 간부의 부정 의혹을 공론화함으로써 청와대와 강성 친박계가 본격적으로 우병우 국면 반격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 수석 사퇴 여론이 압도적인 수세 국면을 ‘부패 언론의 흔들기에 맞서는 정권’이라는 구도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청와대가 우 수석을 비호하려 부패 기득권 세력과의 싸움이라는 주제를 던지고 친박계가 ‘근거’를 제시하며 싸움에 가세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우 수석에게 쏠린 여론의 관심을 분산시키는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청와대와 친박계가 핵심 지지층을 묶어두려는 셈법이라는 해석도 있다. 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청와대와 친박계로서는 여론 악화 탓에 흔들리는 핵심 지지층에게 다시 한번 지지할 수 있는 근거를 준 것”이라고 말했다. 한 친박 중진 의원은 “청와대가 괜히 ‘부패 기득권 세력’이라고 말한 것이 아니었다. 여론이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며 “추가 ‘폭로’가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강성 친박계를 제외한 의원들은 청와대가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재선 의원은 “청와대가 우병우 지키기에 급급해 보수 언론과 상처뿐인 제로섬 게임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도 “아무리 구도를 바꾸려 해도 국정 전반을 혼란시킨 중심은 우병우 수석이라는 본질을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성연철 최원형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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