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동 전 국익정보국장이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이 적힌 자료를 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원동 전 국익정보국장이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이 적힌 자료를 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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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 대선 개입의 진실은 1m 남짓한 흰색 가림막을 넘어오지 못했다.

19일 국가정보원 국정조사 2차 청문회가 열린 국회 본관 245호실. 얼굴 공개를 막기 위해 설치된 가림막 뒤에 마련된 증인석에 앉은 국정원 ‘현직’ 직원 4명은 대선 개입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댓글 사건의 당사자인 국정원 심리전단 소속 여직원 김하영씨, 직속상관인 최형탁 팀장, 박원동 전 국익정보국장, 민병주 전 심리전단 단장 등은 민감한 질문엔 답변을 거부했고, 불리한 사실에 대해선 “기억하지 못하겠다”며 피해갔다.

국가정보원 국정조사 2차 청문회가 열린 19일 오후 댓글사건 당사자인 국정원 직원 김하영씨가 가림막 뒤에 마련된 증인석에 앉아 자료를 보며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가정보원 국정조사 2차 청문회가 열린 19일 오후 댓글사건 당사자인 국정원 직원 김하영씨가 가림막 뒤에 마련된 증인석에 앉아 자료를 보며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정원-경찰-새누리당’ 연계 의혹을 밝힐 핵심 인물로 지목받아온 박원동 전 국익정보국장은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 종합상황실장이었던 권영세 현 주중대사와 “(권 대사가) 국회정보위원장 시절에 국회 파견관으로 6개월 정도 있어서 아는 사이고, 평소에 통화하는 사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대선 과정에서 권 대사와 통화를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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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친박근혜계 핵심으로 현재 국회정보위원장인 서상기 의원과 지난 대선 당시인 12월11일에서 16일 사이에 통화하지 않았냐는 박범계 민주당 의원의 추궁에도 “세세히 알 수 있겠나. 기억을 못 한다”고 말했다. 박 전 국장이 권 대사 등 친박 핵심 인사들과 가깝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정작 국정원과 박근혜 캠프의 조직적 연계 의혹의 핵심인 대선 과정에서의 통화 여부에 대해 답변을 피해, 이 부분의 진실 규명이 국정조사의 새 쟁점으로 떠올랐다.

박 전 국장은 또 경찰의 중간수사발표 직전인 지난해 12월16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에게 전화를 건 것에 대해서도 “(수사 발표를 하라고 압력을 행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당시 사건과 관련해 고생하고 있어 인사도 하고 궁금하기도 해서 전화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김 전 서울경찰청장이 박 국장의 전화 통화에 대해, 빨리 발표하라는 취지로 들었다고 증언한 것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야당은 박 전 국장이 진실을 감추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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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댓글녀’ 김하영씨는 실명이 아니라 ‘김직원’이라고 적힌 명패를 앞에 놓고 증인석에 앉았다. 김씨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나 국정원 차장으로부터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고, 야당 후보를 반대하는 댓글을 올리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김씨는 심리전단의 댓글 활동과 관련한 구체적인 사실 확인 질문이나 경찰 진술 내용에 대해선 “답변하기 곤란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이 “여기 뭐 하러 나왔냐”고 질책했지만, 김씨는 “재정신청이 진행중이기에 양해를 해 달라”며 답변 거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김수헌 송채경화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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