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은 18일 국회 청문회에 나와 정리해고 철회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여야 의원들이 “부도덕한 경영”이라며 맹공을 퍼부었지만 그는 “사과 드린다”며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여야 의원들은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연 ‘한진중공업 청문회’에 출석한 조 회장을 상대로 정리해고의 부당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장제원 한나라당 의원(부산 사상구)은 “한진중공업은 2007년부터 2009년까지 단기순이익이 1433억이고 2010년 한해만 517억 적자였다”며 “회사채 등급도 에이(A)고 유동자산도 1조원을 가졌는데 2년 동안 3천명 노동자를 정리해고하는 게 정당하냐”고 따져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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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민주당 의원은 “(정리해고 원인이 된) 회사 위기는 조남호 회장이 조작한 위기”라며 영도조선소가 선박 수주를 한건도 못 올리는 동안 필리핀 수빅조선소만 31건을 올린 이유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한진 노동자들은 동종업계보다 30% 적은 임금을 받으면서 일해 영업이익을 남겼는데 조 회장은 몇 백억대 부를 늘리면서 노동자에게 피눈물 나게 했다”고 지적했다.

조 회장은 여야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대부분 묵묵히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회사의 경영 상황에 대해 계속 항변했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 “해외 선주들이 가격이 낮은 수빅 선호” 등의 이유를 들었다. 그러면서 “영도조선소가 빨리 정상화 될 수 있도록 의원님들이 도와달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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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해고 노동자들의 복직에 대해서는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정진섭 한나라당 의원이 “선복직 무급휴직 등의 방법” 등을 제시하며 “수용할 용의 있냐”고 묻자 조 회장은 “없다”고 답했다. 정 의원은 “왜 나왔냐. 마음 같으면 네 분(한진중 노사 대표)은 협상이 끝날 때까지 문밖에 못 나간다고 말하고 싶다”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다만 조 회장은 “회사가 조속히 정상화되면 (3년 이후 재고용 약속을) 앞당길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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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한나라당은 경영진의 부도덕을 질책하면서도 영도조선소 크레인에서 농성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과 ‘희망버스’에 대해서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강성천 한나라당 의원은 “부산에 모인 희망버스 참가자 가운데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등이 참여해 야권 단일화 등을 이야기했다”며 정치화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때 정동영 민주당 의원이 김진숙 지도의원과 전화 연결해 조 회장에게 발언할 기회를 주려 하자 한나라당 의원들이 “쇼하는 거냐”라며 반발해 청문회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김 지도의원이 회사와 관계없는 사람임을 노사 대표자들에게 확인하는 질문을 계속 던지기도 했다.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도 이 자리에서 “한진중공업 노사간 의견 접근을 바탕으로 풀려가는 국면에서 크레인 농성이 계속되고 희망버스 행사가 커지면서 문제를 풀어가는데 어려움이 가중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권오성 기자 트위터 @5ths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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