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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유튜브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 유튜브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시절 명태균씨가 연관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미래한국연구소가 주관했던 여론조사 결과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소개하며 자신을 ‘정권교체에 적합한 후보’로 홍보했던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윤 대통령은 2021년 8월2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정권교체해 낼 사람 누구입니까?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알아보았습니다’라는 41초짜리 영상을 올렸다. 영상은 2021년 7월31일 세계일보·미래한국연구소가 주관하고 피플네트웍스리서치(PNR·피엔알)가 조사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포인트, 응답률 3.2%)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35.3%로 1위를 차지했다는 내용을 소개하며, 윤 후보가 정권교체에 적합한 후보로 뽑혔다는 것을 홍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에 입당한 지 사흘째 되는 이날, 영상을 공개하며 자신의 ‘대세론’을 입증하는 증거로 활용했다.

이런 결과는 비슷한 시기에 이뤄진 다른 여론조사 결과와는 크게 차이가 있었다. 2021년 7월19~21일 이뤄진 전국지표조사(NBS·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포인트, 응답률 31.5%)에선, 이재명(27%), 윤석열(19%), 이낙연(14%) 예비후보 순이었다. 한국갤럽이 2021년 8월3~5일 실시한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포인트, 응답률 16%)에서도 이재명(25%), 윤석열(19%), 이낙연(11%) 예비후보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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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되는 건, 이 조사를 주관한 미래한국연구소와 피엔알이 대선 경선을 전후해 윤 대통령에게 유리한 결과를 만들기 위해 여론조사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곳이라는 점이다. 윤 대통령은 피엔알이 대선을 앞두고 실시한 50차례 여론조사에서 단 한번을 빼고 모두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미래한국연구소 직원·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회계 책임자였던 강혜경씨는 미래한국연구소의 실질적 대표인 명씨가 윤 대통령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를 만들어 제공하고, 그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이 2022년 경남 창원의창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공천을 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강씨는 최근 명씨가 국민의힘 대선 경선 전인 2021년 9월29일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윤석열이를 좀 올려서 홍준표보다 한 2% 앞서게 해주이소”라며 윤 대통령에게 유리하도록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하도록 지시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 공개하기도 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