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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오른쪽)가 지난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명주 뉴스타파 기자의 취재를 거부하며 이 기자의 손목을 잡아끌고 가고 있다. 뉴스타파 유튜브 영상 갈무리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오른쪽)가 지난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명주 뉴스타파 기자의 취재를 거부하며 이 기자의 손목을 잡아끌고 가고 있다. 뉴스타파 유튜브 영상 갈무리

기자에게 폭력을 행사해 비판을 받고 있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사과는커녕 되레 해당 언론사를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언론의 질문을 봉쇄하는 ‘입틀막’, 잘못을 저질러놓고도 상대를 비난하는 적반하장이 국민의힘 당헌·당규인가. 권 원내대표는 당장 해당 기자와 언론사에 사과하고 당직에서 사퇴해야 한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국회에서 이명주 뉴스타파 기자의 질문에 답변을 거부하며 강제로 이 기자의 손목을 잡고 20~30m가량 끌고 갔다. 국회 출입기자가 아니니 내쫓아야 한다는 취지였다. 옆에 있던 보좌진에게 “너네들 여기 있어. 도망 못 가게 잡아. 출입금지 조치하라고 해”라고 지시하고, “뉴스타파는 언론이 아니다, 찌라시다”라며 명예훼손성 발언을 했다. 얼마 전까지 여당이었던 원내 제2정당의 원내대표가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백주 대낮에 벌인 일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만행이다.

논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특정 언론사 기자의 질문을 틀어막는 ‘입틀막’은 언론 자유를 부정하는 반민주적 행태다. 언론은 언제 어디서든 국민과 독자를 대신하여 질문할 권리가 있고, 세비를 받아 공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국회의원은 답변할 의무가 있다. 백번 양보하여 불편한 질문에 답변을 회피할 수는 있다고 하더라도, 기자에게 대놓고 폭력을 행사한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깡패 같은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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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민주적이고 폭력적인 언론관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관계자들한테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윤석열 정부는 검찰을 앞세워 비판적인 기자와 언론사를 압수수색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언론 탄압을 일삼았고, 특정 언론사의 전용기 탑승 취재를 금지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나선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뉴스타파 기자의 질문에 “저기에는 답 안 해”라며 자리를 떠나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우리나라의 언론 자유 지수(국경없는기자회 집계) 순위가 62위로, 문재인 정부 때보다 21계단이나 추락한 이유가 여기 있다.

권 원내대표는 기자 폭행 이틀 뒤 해당 기자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는지 묻는 한 방송사의 질문에 “나도 고소장 낼 거야”라고 답했다. 이명주 기자와 뉴스타파가 권 원내대표를 폭행 등 혐의로 형사고소하자 자신도 맞고소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반성을 모르는 파렴치함까지 파면당한 윤 전 대통령과 판박이처럼 닮았다. 권 원내대표는 당직만이 아니라 의원직을 유지할 자격조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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