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 백악관에서 열린 전미대학체육협회가 주관한 대회 우승자 모임에서 연설을 마치고 연단에서 내려오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 백악관에서 열린 전미대학체육협회가 주관한 대회 우승자 모임에서 연설을 마치고 연단에서 내려오고 있다. AP 연합뉴스
광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이래 최저를 기록하는 가운데 미국인 4명 중 1명만이 그를 ‘평정심 있는 사람’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에 대해 변덕스러운 메시지를 쏟아내고, 자신을 예수처럼 묘사하는 등 과대망상적 행태를 드러낸 데 따른 것이다.

로이터·입소스가 21일(현지시각)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침착하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은 26%에 그쳤다. 71%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7%가 트럼프 대통령이 침착하다고 답했고, 공화당 지지층에서는 53%가 이에 동의했다. 무당층에서는 18%가 트럼프 대통령이 침착하다는 데 동의했고, 74%는 동의하지 않았다. 8%는 답변을 거부했다. 미국인의 절대다수가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과 태도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을 개시한 지 6주째인 지난 7일 “오늘 밤 한 문명 전체가 사라져 다시는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고 위협했고, 곧이어 공격 유예를 발표하는 등 오락가락하는 메시지를 내보내고 있다. 또 전쟁을 반대한 교황 레오 14세를 공격하고, 자신을 예수처럼 묘사한 그림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등 기행을 벌이고 있다.

광고

응답자의 약 60%는 교황에 대해 호감을 보인 반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36%만 호감을 보였다. 미국인 중 절반인 51%는 지난 1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적 예리함이 무뎌졌다고 응답했다. 민주당 지지층은 85%, 무당층은 54%, 공화당 지지층은 14%가 그렇게 답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한 언행과 메시지로 미국 정부의 정상적 의사결정 절차가 사실상 중단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더욱 예민해진 상태에서 수면 시간까지 줄었으며, 소셜미디어에 ‘정제되지 않은’ 게시물을 잇달아 올려, 최측근 참모들조차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측근들은 트럼프에게 소셜미디어 활동을 자제하라고 조언했으나 달라진 것이 없다고 한다.

광고
광고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적 안정성에 대한 논쟁은 지난 13일 뉴욕타임스가 트럼프 대통령의 도를 넘는 발언과 행동 등을 보도하면서 격화하고 있다. 문제의 발언들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이 “권력에 취한 광인”으로 인식되고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인지 논쟁과 다르게, 현재 대통령의 안정성에 관한 사상 유례없는 수준의 검증”으로 번졌다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최근 미 민주당 의원들은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 권한 이양 및 승계를 규정한 헌법 25조 발동을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문명 파괴를 언급했을 때 제이비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등 20명 이상의 민주당 인사가 25조 발동을 요구했다. 앞서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합병을 위해 군사행동을 시사했을 때는 에드 마키 민주당 상원의원이 헌법 25조 발동을 주장했다.

광고

한편, 로이터의 이번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36%로 지난달과 같이 취임 이후 최저치를 유지했다. 지지하지 않는 비율은 62%로 최고점을 유지하고 있다. 그의 지지율은 지난해 1월20일 취임 직후 47%로 정점을 찍은 뒤 줄곧 내림세를 보여왔다.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에 대한 지지율은 36%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과 동률을 기록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