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새처럼 서식지를 옮겨다니는 야생동물 중 보호종의 22%가 멸종 위기에 처했다는 유엔 차원의 첫 실태 조사 결과가 나왔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12일(현지시각) 서식지를 옮겨 다니는 야생동물에 관한 첫번째 실태 보고서를 내고 ‘이동성 야생동물 보호 협약’(CMS) 대상인 1189종 가운데 22%인 260종이 멸종 위기에 처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고서는 이날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개막한 협약 당사국 총회(CMS COP14)에 맞춰 발표됐다.
어류의 경우 58개 보호종 가운데 97%가 멸종 위기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어와 가오리의 멸종 위험이 특히 큰 것으로 확인됐다. 보호 대상이 가장 많은 조류는 전체 962종 가운데 134종(14%)이 사라질 위기에 있고, 포유류 63종(전체 보호대상의 40%)도 멸종 위험에 처했다.
보고서는 1970년과 2017년을 비교할 때 전체 보호 대상의 44%인 520종이 개체 수 감소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47년 동안 야생동물의 개체 수 감소율은 평균 15% 정도였는데, 어류의 경우는 개체 수가 90%나 줄었다.
대륙별로는 아시아의 개체 수가 평균 66% 감소해 가장 감소 폭이 컸다. 오세아니아(-37%)와 아프리카(-27%)도 개체 수가 많이 줄어든 대륙으로 꼽혔다. 남극 대륙의 개체 수 감소율은 6% 수준이었다. 남아메리카(90%), 유럽(62%), 북아메리카(13%)에서는 개체 수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는 이동성 야생동물을 위협하는 2대 요소로 남획과 인간 활동에 따른 서식지 파괴를 꼽았다. 전체 보호 대상 종의 70%는 남획에 시달리고 있으며, 서식지 파괴 또는 파편화, 환경 악화에 직면한 종은 전체의 75%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생태계 보전에 중요한 ‘핵심 생물 다양성 지역’의 절반이 보호 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또, 이동성 야생동물 보호를 위한 감시 대상 지역의 경우는 58%가 인간 활동 여파로 지속 가능성을 위협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이동성 야생동물은 바다와 내수면, 육지 생태계 사이에 에너지와 영양분 이동을 촉진하고 식물의 씨앗을 옮김으로써 생태계 형성과 유지에 중요한 구실을 한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지역 공동체에 중요한 식량 자원이 되어 주는 동시에 탄소 저장 기능이 있는 생태 환경을 유지하는 데도 몫을 한다고 강조했다.
잉에르 안데르센 유엔환경계획 상임 이사는 “오늘 발표된 보고서는 지속 불가능한 인간 활동이 이동성 야생동물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전 세계에 이동성 야생동물 보호 노력을 촉구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