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국회 조사위원회가 중국계 숏폼(짧은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이 “청소년을 위협하는 최악의 소셜 네트워크(SNS) 중 하나”라고 결론 내렸다. 위원회는 15살 미만의 틱톡 사용 금지 등을 권고했다.
11일(현지시각) 르몽드는 위원회가 지난 6개월 동안 틱톡의 위해성을 조사해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보도했다. 위원회 위원 28명은 틱톡이 미성년자에 미치는 심리적 영향이 “파괴적”이라는 데 만장일치로 동의했다. 아르튀르 들라포르트 위원장(프랑스 사회당)은 보고서 서문에서 “결정은 단호하다. 이 플랫폼(틱톡)은 의도적으로 우리 아이들과 청년들을 유해하고, 위험하며, 중독적인 콘텐츠에 노출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위원회가 전문가·업계 관계자 178명을 면담하고, 시민 설문으로 3만건의 답변을 모아 작성했다.
보고서는 틱톡이 사용자가 기존에 갖고 있던 심리적 취약성을 증폭시킨다고 봤다. 미성년자에게 우울증·자살·자해·섭식장애 관련 콘텐츠를 노출시켜 기존의 심리적 문제를 악화시키고, 새로운 문제까지 촉발한다는 것이다. 틱톡에 인종차별·성차별·남성우월주의 등에 기반한 폭력적 콘텐츠가 “일상화”된 데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르몽드는 “정신 건강 관련 허위정보 역시 넘쳐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녀들이 소년들보다 부정적 영향에 훨씬 더 많이 노출되며,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수면 부족은 불안, 짜증, 인지 저하, 학습 장애를 유발한다”고 전했다.
이어 위원회는 틱톡 애플리케이션의 콘텐츠 추천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틱톡 추천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주의를 최대한 끌기 위해 가장 극단적·급진적 콘텐츠를 우선적으로 노출하도록 설계됐다”며, 이런 콘텐츠를 관리하려는 틱톡의 노력은 “불충분하고, 불균등하며, 부주의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어린이·청소년의 틱톡 남용을 관리할 43개 권고안을 제시했다. 15살 미만에게 틱톡 접근을 금지하고, 15∼18살은 야간(밤 10시∼아침 8시) 사용을 금지하며(디지털 통행금지), 고등학교 내에서의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 등이 여기에 담겼다.
한편 틱톡은 보고서에 강하게 반발했다. 틱톡은 성명에서 “위원회가 우리 회사를 희생양으로 삼기 위해 펴는 왜곡된 주장을 전적으로 거부한다”며 “틱톡은 오랫동안 (사용자) 안전과 보호 정책을 강화해왔다. 10대와 가족의 안전·안녕을 보장하기 위해 70개 이상의 기능·설정을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