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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매체가 전직 외국 국가 정상이 실제로 작성하지 않은 기고문을 게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인터넷 영문판인 <피플스 데일리>에는 18일 제니 시플리 전 뉴질랜드 총리가 기고자로 된 글이 실렸다. ‘우리는 중국에 귀기울이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제목의 이 글에서 시플리 전 총리는 양성 평등, 일대일로, 빈곤 퇴치 등 중국공산당이 펼친 여러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글을 보면, 시플리 전 총리는 중국에 대해 “모든 계층의 여성이 사상을 공유할 수 있고 남성과 함께 평등한 방식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했고, “지난 40년간 7억명이 빈곤으로부터 벗어났다”고도 했다. “중국이 40년 동안 개혁·개방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들 가운데 하나는 사람들을 시장과 연결해 산업화 과정에서 거대한 발전의 흐름을 만들었기 때문”이라는 내용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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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일대일로 구상과 관련해서는 “세계에서 우리가 들어온 가장 위대한 아이디어들 가운데 하나”, “전향적 아이디어일 뿐 아니라 경제 성장의 다음 흐름을 만들어낼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 글은 20일 <인민일보> 인터넷 영문판에서 많이 읽은 기사 목록에 오르는 등 중국에서는 큰 환영을 받았다.

그러나 뉴질랜드에서는 전직 총리가 왜 중국을 그렇게까지 찬양하느냐는 비판이 나오고, 시플리 총리는 글을 쓰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생겼다. 그는 <뉴질랜드 헤럴드>에 “지난해 12월 인터뷰에서 한 얘기를 짜깁기한 것”이라며 “그 이후 <인민일보>를 접촉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중국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 관영매체가 맥락을 무시한 채 인터뷰 발언을 짜깁기하는 나쁜 습관을 되풀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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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는 5세대(5G) 통신망 구축에서 화웨이를 일단 배제시키기로 결정하는 등 중국과 긴장을 빚고 있는 상태다. 이달 11일 에어뉴질랜드 여객기가 상하이로 향하던 중 뉴질랜드로 회항한 일도 있었다. 항공사 쪽은 사전 등록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일각에서는 중국의 보복 조처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됐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