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조리 테일러 그린(공화당) 하원의원이 지난해 3월 9일 조지아주 로마에서 열린 선거 유세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자 2024년 대선 후보와 함께 연설하고 있다. 로마/AFP 연합뉴스
마조리 테일러 그린(공화당) 하원의원이 지난해 3월 9일 조지아주 로마에서 열린 선거 유세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자 2024년 대선 후보와 함께 연설하고 있다. 로마/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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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핵심 지지 기반 중 한 명인 극우 정치인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과 공개적으로 결별을 선언했다. 그린 의원이 제프리 엡스틴 파일 공개를 추진한 것이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별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연합 내부의 균열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각) 밤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에서 그린을 “소리만 지르는 정신 나간 인물”이라 부르며 지지 철회를 공식화했다. “‘괴짜’ 마조리는 그저 불평만 하고 있다”며 “좌파로 전향하면서 공화당 전체를 배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지아주에서 그린과 경쟁할 후보가 출마할 경우, 전폭적인 지지를 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린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이 격화된 배경으로 엡스틴 수사 파일 공개를 꼽았다. 그린과 일부 마가 인사들은 해당 파일의 공개를 요구해 왔고, 트럼프 대통령도 한때 동조하는 입장이었으나 재집권 이후 입장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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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은 18일 엡스틴 사건에 대한 연방 수사 기록을 공개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그린은 이와 관련한 문자 메시지를 트럼프에게 보낸 이후 그가 격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린은 소셜미디어 엑스에 “엡스틴 파일 공개를 막기 위해 이렇게까지 싸우다니 정말 놀랍다”며 “그 에너지를 미국 국민을 위해 써야 하지 않겠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나는 트럼프를 숭배하지도, 그를 위해 일하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켄터키주의 공화당 의원 토머스 매시에게도 비슷한 방식으로 공격을 퍼부었다. 매시 의원 역시 엡스틴 파일 공개와 대통령 전쟁 권한 제한을 주장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시의 경쟁자로 은퇴한 네이비 실 출신 에드 갤레인을 공개 지지하며, 매시의 승률이 8%에 불과하다고 조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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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수십명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체포된 엡스틴은 2019년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후 그에게 성 접대를 받은 유력 인사 리스트가 존재한다거나, 그의 죽음이 타살이라는 등 음모론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엡스틴과 트럼프 대통령은 생전에 가깝게 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자신이 당선되면 엡스틴 파일을 공개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7월 파일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최근 민주당이 공개한 엡스틴 생전 이메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성범죄를 인지하고 있었으며, 범행에 직접 연루됐을 수 있다는 내용이 공개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