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1일 뉴햄프셔주 로체스터에서 유세하고 있다. 로체스터/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1일 뉴햄프셔주 로체스터에서 유세하고 있다. 로체스터/로이터 연합뉴스
광고

승부의 추는 이대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기울고 마는 것일까?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두 번째 경선인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이틀 앞둔 21일(현지시각)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희소식이 거듭 전해졌다. 그는 시엔엔(CNN) 여론조사에서 뉴햄프셔 프라이머리 참가 의향이 있는 유권자들한테 50%의 지지를 얻었다. 주요 경쟁 상대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는 39%에 그쳤다. 이달 9일 발표된 시엔엔 여론조사에서는 격차가 7%포인트까지 좁혀졌었다. 또 한때 지지율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선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이날 경선 후보에서 사퇴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했다.

뉴햄프셔주는 대선 후보를 선출할 공화당 대의원 2429명 중 1%도 안 되는 22명만 뽑는 곳이지만 올해 승부는 매우 중요하다. 헤일리 전 대사가 ‘트럼프 대세론’에 타격을 가할 수 있는지가 초미의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헤일리 전 대사는 15일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51.0%)과 디샌티스 주지사(21.2%)에 이어 3위(19.1%)에 그쳤지만 뉴햄프셔에서 1위에 오른다면 추격의 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 그의 전국 지지율은 트럼프 전 대통령한테 한참 뒤지지만, 아이오와와 뉴햄프셔 경선은 열세에 있던 후보들이 이변을 일으키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고는 했다.

광고

특히 뉴햄프셔는 아이오와처럼 백인 비율이 90%가량이지만 학력과 소득 수준이 높고 중도·온건 성향 유권자가 많아 저소득·저학력층에 인기가 많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관측이 나왔었다. 정통 공화당 노선을 표방하는 헤일리 전 대사는 중도·온건 성향 당원들에게 인기가 많다.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공화당원들만으로 진행된 아이오와 경선과 달리 뉴햄프셔는 무당파로 등록한 유권자도 경선에 참여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곳의 무당파 등록 유권자는 약 34만3천명으로 공화당원 유권자(약 26만8천명)보다 많다.

광고
광고

헤일리 전 대사가 기대를 걸 법한 ‘뉴햄프셔의 법칙’도 있다. 1976년 이래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공화당 경선 주자는 없었다는 것이다. 뉴햄프셔 경선은 아이오와주 경선 결과에 대한 균형추 역할을 해온 셈이다.

하지만 헤일리 전 대사가 믿었던 무당파도 점점 그에게서 멀어지고 있다. 서퍽대와 보스턴글로브 등이 20일 내놓은 여론조사 결과에서 무당파의 헤일리 전 대사와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45% 대 44%로 거의 차이가 없다. 그 이틀 전만 해도 헤일리 전 대사는 공화당 등록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상당히 뒤져도 무당파 지지율은 53% 대 32%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꽤 앞섰다.

광고

이런 흐름이 나타난 것은 아이오와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승하면서 공화당원들과 공화당 성향 무당파의 마음이 그에게 더 기울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뉴햄프셔주 공화당 전략가 마이크 데너히는 디샌티스 주지사의 사퇴와 지지 선언으로 “트럼프는 60%까지 득표할 가능성도 있다”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유세에서 “헤일리는 무늬만 공화당원인 사람들 및 트럼프는 절대 안 된다는 사람들과 불경한 동맹을 맺었다”며, 헤일리 전 대사는 민주당원들의 지지를 받는다는 주장을 이어 갔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