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오전 10시께, 경기 부천시의 플라스틱 용기 제조업체인 신광앰엔피 공장에서는 생산 공정이 쉼 없이 돌아가 사람 말소리가 묻힐 정도였다. 이곳에서는 ‘산업의 쌀’로 불리는 나프타(납사)를 원료로 한 폴리프로필렌(PP)을 고열에서 녹인 뒤 가공해 화장품 용기와 치약 뚜껑, 의약품 용기 등 셀 수 없이 많은 종의 플라스틱 제품을 만들어낸다. 작업자들은 생산 라인을 따라 나온 제품을 눈으로 일일이 검수했다.
이 회사는 아모레퍼시픽, 엘지(LG)생활건강 등 국내외 화장품 기업과 제약사에 플라스틱 용기를 공급하는 중소기업이다. 이날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플라스틱 사출업계가 겪는 어려움을 점검하고 건의사항을 청취하기 위해 현장을 찾아, 관련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정상열 신광엠앤피 대표는 “(중국의) 사드(THH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코로나19 등 그동안 위기를 잘 버텨내며 올해 1분기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중동 전쟁으로 원자재 값이 오르면서 다시 고비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업은 화장품 대기업들의 중국 수출이 호황을 누리던 시기엔 설비 투자를 확대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사드 반입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처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었다. 이후 의약품 용기 등으로 사업을 다변화하며 회복세를 보였지만, 지난 2월 말에 시작된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이 변수가 됐다. 플라스틱 원료 수급이 불안정해지고 가격 변동성까지 확대되면서 다시 경영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이 고비만 넘기면 올해는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국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연합회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채정묵 연합회장은 “플라스틱 제품의 원료인 합성수지의 공급 물량이 축소되면서, 실제 생산 현장에서는 원료 부족과 채산성 악화 등으로 조업 중단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채 회장은 “또 다른 애로사항은 납품대금 연동제”라며 “상승한 원재료 가격을 반영해 납품 단가 인상을 요청했지만, 주요 식품 대기업에서는 5월부터 반영하자고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중소벤처기업부는 플라스틱 용기 납품 거래를 대상으로 납품대금 연동제 직권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한 장관은 “중동 전쟁 장기화로 현장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오늘 건의된 내용이 정책에 즉각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연합회의 협조 등을 당부했다.
한편, 중기부는 지난 전쟁 시작 이후 피해 신고센터를 포함한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안정적이고 공정한 공급망 구축에 힘쓸 방침이다.
서혜미 기자 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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