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 가격이 역대 최고가를 새로 쓴지 하루 만에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15일 오전 10시 기준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마켓캡 시세를 보면, 비트코인 가격은 11만800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24시간 전보다 4% 넘게 떨어진 수치다. 비트코인은 바로 전날만 하더라도 12만4200달러를 넘어서며 지난달 14일 기록했던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웠는데 하루 만에 큰 폭의 하락세로 반전한 것이다.
전날 4770달러 선까지 오르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던 이더리움 역시 24시간 전보다 3%가량 떨어진 4580달러 선으로 내려왔다.
이날 가상자산 시가총액 1, 2위인 이들 주요 코인의 가격이 하락하는 배경에는 14일(현지시각) 발표된 미국 물가 지표가 있다. 이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7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달보다 0.9% 올랐다. 0.2% 오를 것이라고 예상한 다우존스 집계 전문가 전망치를 크게 웃돈 것이다. 생산자물가는 일정한 시차를 두고 최종 소비재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에 소비자 물가의 선행 지표로 여겨진다.
이날 생산자물가지수의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3.3%로 지난 2월(3.4%)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게 나타났다. 에너지와 식품 등을 제외한 근원 생산자물가지수도 전달에 견줘 0.6% 오르며 전망치(0.3%)를 상회했다. 전년 동기보다는 2.8% 올랐다.
앞서 나온 미국 물가 지표가 상대적으로 안정적 흐름을 나타낸 가운데, 고용 지표가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돌자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전망이 커진 바 있다. 이에 따라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가상자산으로 글로벌 자금이 몰리면서 주요 코인 가격이 급등했다.
하지만 14일 생산자물가가 나온 뒤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한풀 꺾인 모양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의 선물 가격 지표를 활용해 연준의 통화정책을 예측하는 페드워치를 보면 연준이 9월 기준금리를 현재보다 0.25%포인트 낮출 확률(미 중부 시각 14일 오전 7시37분 기준)은 전날 94.3%에서 92.1%로 줄었고, 0.5%포인트 ‘빅컷’을 할 가능성은 5.7%에서 0%로 작아졌다. 대신 현재 수준(4.25∼4.5%)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0%에서 7.9%로 커졌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