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폰 삼성천하, 꺾일까?
삼성 스마트폰의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4가 예상만큼 잘 팔리지 않을 것이라는 제이피(JP)모건의 보고서 때문에 지난 7일 6.18%나 빠졌던 삼성전자 주가는 10일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주가 낙폭이 과도하다는 국내 증권사들의 보고서가 쏟아졌음에도 반등에 실패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믿음이 그만큼 약해진 셈이다.
겉으로 보기에 삼성전자의 현재 실적은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고 할 정도다. 1분기 매출은 52조8700억원, 영업이익은 8조78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각각 16.8%, 54.3% 커졌다. 4월26일 판매를 시작한 갤럭시S4의 판매량은 27일 만에 1000만대(공급 기준)를 돌파했다. 전 모델(S3)에 비하면 23일이나 빨라진 수치로, 4초당 1대가 팔린 셈이다. 삼성전자 쪽은 “1000만대 돌파 이후에도 여전히 S3 대비 2배 가까운 속도로 판매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실적에 대해서도 계속 견조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현대증권은 10일 낸 보고서에서, 삼성전자는 노키아나 애플과 달리 핵심 부품의 수직계열화를 구축했고, 300달러 이상 제품 비중이 70%를 넘을 정도로 중저가보다는 고급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엔에이치(NH)농협증권 이선태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실적이 내려온다는 것은 다른 제조사가 올라간다는 이야기인데, 지금 그럴 만한 업체가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부품 사업을 같이 하는 만큼 스마트폰 시장의 변화에 누구보다도 발빠르게 반응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갑작스레 나빠질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급락한 데에는 현재 실적보다 미래 전망이 불투명해진 탓이 크다. 당장 2분기부터 최대 1억대까지 바라보던 분기별 스마트폰 판매량이 7000만대 수준에서 멈출 것이라는 예상이 쏟아지고 있다. 케이비(KB)투자증권은 10일 보고서에서 2분기 판매 전망을 8100만대에서 7570만대로, 올해 연간 판매 전망을 3억2640만대에서 3억760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올해 연간 아이엠(IM·정보통신 모바일) 부문 영업이익도 기존 전망에서 5.9% 하향 조정된 27조7000억원으로 전망했다. 1분기 삼성전자의 전체 영업이익 중 아이엠 부문이 74.1%에 이를 정도로 집중 현상이 심각한 상태이기 때문에 스마트폰 실적 약화는 곧 삼성전자, 나아가 삼성그룹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사안이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기대보다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원인은 복합적이다. 기대보다 플래그십 고급 모델에 대한 수요가 강하지 않은 점도 있고, 스마트폰 보급이 선진국 시장을 중심으로 포화상태에 가까워진 점 등이 주로 지적된다.
업계에서는 스마트폰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가 제대로 된 혁신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삼성의 위기가 금방 가시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새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4가 모양도 전작과 거의 비슷한데다 성능이나 기능적으로 새로운 혁신을 보여주지 못했다. 애플이 아이폰5를 내놓으면서 별다른 혁신을 보여주지 못한 탓에 주가가 3분의 1 이상 떨어진 것을 봐라. 삼성이 차기작인 갤럭시노트3 등에서 새로운 혁신을 내놓지 못할 경우 스마트폰 시장의 주도권을 빼앗길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도 지난 7일 ‘신경영 선언 20주년’을 맞아 발표한 메시지에서 “우리는 1등의 위기, 자만의 위기와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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