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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대금 정산 지연으로 불안감을 키워온 온라인 명품 유통 플랫폼 ‘발란’이 결국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코로나19에서 비롯된 ‘온라인 명품 특수’에 올라타 급격히 성장했으나, 엔데믹(풍토병화)으로 다시 소비자가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등 시장환경이 변하자 결국 유동성 위기에 몰린 것이다.
최형록 발란 대표는 31일 판매자에게 보낸 공지에서 “올해 1분기 내 계획한 투자 유치를 일부 진행했으나, 예상과 달리 추가 자금 확보가 지연돼 단기 유동성 경색에 빠졌다”며 “파트너(판매자)의 상거래 채권을 안정적으로 변제하고 플랫폼의 지속 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회생계획 인가 전에 외부 인수자를 유치해 상거래 채권을 신속하게 변제하겠다”고 덧붙였다. 회생절차와 인수합병(M&A)을 병행 추진한다는 뜻이다.
매수자가 선뜻 등장할지는 불투명하다. 최근 수년간 실적 부진이 커진 탓이다. 발란의 2020∼2023년 누적 영업손실액은 724억원이며, 2023년 말 기준 자본총계는 -77억3000만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130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진 파트너사의 판매대금 역시 당분간 변제가 어려워졌다. 최 대표는 공지에서 “현재 미지급된 상거래 채권 규모는 발란의 월 거래액보다 적다”라고 밝혔다. 발란의 월 거래액은 3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발란 판매자 800여명이 모인 온라인 단체대화방에는 기업회생 신청 소식이 알려진 뒤 “법적 조처에 나서야 한다”는 격앙된 목소리가 쏟아졌다.
코로나19 시기에 몸집을 키운 온라인 명품 플랫폼들은 엔데믹으로 해외여행이 재개되고, 경기침체로 전세계 명품시장 자체가 위축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말부터 올초까지 문을 닫은 명품 플랫폼만 캐치패션·한스타일·럭셔리 갤러리·디코드 등 4곳에 이른다. 발란과 함께 ‘머트발’로 묶여 불리는 머스트잇과 트렌비 역시 지난 2023년 각각 79억원, 3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부진에 빠진 상황이다.
업계는 발란 사태가 다른 업체로 불똥이 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 온라인 명품 플랫폼 관계자는 “도산 위기에 놓인 셀러들이 헐값에 재고 처분에 나설 경우 다른 플랫폼들도 피해를 볼 수 있다. 가품이 흘러나올 경우 온라인 명품 시장에 대한 신뢰도도 위협받게 된다”고 말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