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로 스라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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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경제학계는 신고전파 경제학이라는 주류 경제학이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며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런 주류 경제학과 다른 시각에서 경제현상을 분석하고 비판하는 비주류 경제학 책이 두권 나란히 출간됐다. 포스트케인스주의의 대표적인 학자인 하이먼 민스키(왼쪽)가 쓴 <케인스 혁명 다시 읽기>(후마니타스)와 스라파주의의 창시자인 피에로 스라파(오른쪽)의 이론에 대한 개설서 <스라파와 가격이론>(아카넷)이 그것이다.

포스트케인스주의는 존 메이너드 케인스(1883~1946)의 경제학 이론을 이어받아 좀더 비판적인 방향으로 발전시킨 경제학의 한 갈래이다. 미국 출신 경제학자 하이먼 민스키(1919~1996)는 특히 현대 자본주의 체제 안에 내재해 있는 주기적인 금융 불안정성에 대한 이론으로 유명하다. 과도한 부채로 채무자들이 건전한 자산마저 팔기 시작하며 자산가치가 폭락하고 금융위기가 시작되는 시기를 가리키는 용어인 ‘민스키 국면’(Minsky Moment)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국내에서도 상당히 회자된 바 있다.

하지만 민스키의 저작이 국내에 번역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케인스 혁명 다시 읽기>는 케인스의 고전적인 책 <화폐와 이자 및 고용의 일반이론>에 대한 민스키의 해석을 담고 있다. 1975년 쓴 이 책에서 민스키는 미국의 주류 경제학계가 케인스의 경제사상을 화석화했다고 비판하고, 사회철학과 공공정책의 측면에서 케인스의 사상을 어떻게 급진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지를 논한다. 또한 자신의 케인스 해석이 기업의 투자와 자본조달, 자산의 가격 변동, 현대 금융기관 행태 등을 분석하는 데 어떻게 적용되는지도 제시한다. 지난해 <위기의 경제학>으로 유인호학술상을 받았던 신희영 미국 라이트주립대학 교수가 번역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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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로 스라파(1898~1983)는 이탈리아 출신 경제학자로 리카도경제학에 대한 재해석을 통해 ‘스라파경제학’이라는 흐름을 만들었다. 그는 신고전파 경제학의 근간이 되는 ‘한계주의 접근법’을 비판하며, 애덤 스미스-데이비드 리카도-카를 마르크스로 이어지는 ‘잉여 접근법’으로 경제현상을 분석하는 이론체계를 구축했다. 20세기 경제학 역사에서 주류 경제학에 맞서 대안적인 경제학 패러다임을 만들어낸 사건으로 1930년대 ‘케인스 혁명’, 1960년대 ‘스라파 혁명’이 있었다고 평가하는 학자들도 있다. 국내에는 스라파의 책이나 본격 해설서가 나와 있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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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라파와 가격이론>은 스라파의 제자였던 알레산드로 롱칼리아 이탈리아 로마대학 정치경제학 교수가 1975년 썼던 스라파 경제학에 대한 해설서다. 수학적 공식은 최소화하면서 스라파 경제학의 이론적 함의와 학설사적 의미를 전달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특징이다. 번역을 맡은 박만섭 고려대 교수는 각 장마다 역자해설을 달아, 저자의 주장을 수학적 논의로 구체화해 설명했다. 역자 해설과 책 말미 부록을 통해 스라파의 저서와 최근 연구에 대한 상세한 목록도 소개하고 있다. 안선희 기자, 사진 각 출판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