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을 물어봐도 되나요?〉
이남석 글/사계절·1만원
이 책은 결코, 철부지 십대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깊은 연애를 하고 있는 이삼십대나 이미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부부들에게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사실 책을 다 읽은 뒤에도 사랑은, 여전히 알쏭달쏭하다. 삼각형 이론이 등장하고, 미술 작품과 그리스 신화, 전래 동화 등을 통해 다각도로 분석되지만 헷갈리긴 마찬가지다. 그래서다. 정답도 없고 생명체처럼 꿈틀꿈틀 움직이는 사랑이기에 계속 고민하고 돌아봐야 한다.

책 속 화자는 중1 소녀 규린이다. 어느 날 텔레비전 드라마를 보다 ‘사랑’이 궁금해진다. 학교도 부모님도 알려주지 않자, 인터넷에 “사랑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올리며 자체 탐구를 시작한다.
처음엔 ‘우정과 사랑’의 차이도 헷갈렸다. 심리학자 로버트 스턴버그의 ‘사랑의 삼각형 이론’이 등장한다. ‘정열·친밀감·헌신’, 이 세 가지가 알맞게 고루 섞여 자리잡은 상태가 사랑이라는 것이다. 온몸과 마음을 불타오르게 하는 것이 정열이라면 상대를 동반자로 인식케 하는 것이 친밀감이다. 자신의 사랑에 대해 책임지는 것은 헌신이다. 이 세 요소들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때론 북돋아주고 때론 떠받쳐주는 역할을 한다. 이 이론에 따르면 우정과 사랑 사이에는 정열이라는 요소가 빠져 있다.
규린이의 탐구는 “사랑은 왜 변하나요?”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생화학적 답변이 등장한다. 뇌에서 분비되는 도파민과 페닐에틸아민 등 사랑을 느끼게 하는 물질의 활성화 기간이 기껏해야 3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 이 때문에 얼마나 많은 언니·오빠·삼촌·이모들이 잠 못 이룬 채 눈시울을 적셨던가?)

그러나 비관할 일만은 아니다. 뇌 속에는 세로토닌이라는 물질이 있어서 용서와 화해로 이끄는 안정제 구실을 한다. 이것이 제대로 조절만 된다면 사랑의 감정을 훨씬 연장할 수 있다. 결국 변치 않는 사랑을 기대하기보다 사랑의 변화 가능성을 인정하고 노력하는 데서 사랑은 발전할 수 있다.
호기심 왕성한 중학생답게 규린이의 질문은 ‘섹스를 해야만 진짜 사랑하는 것인가요’, ‘잘생긴 사람을 사랑하는 게 나쁜가요’,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은 없나요’ 등으로 자유분방하게 뻗어 나간다. 인터넷의 사랑 고수들은 이런 질문들에 친절하고 사려 깊게 답해준다. 이대로만 행한다면 사랑의 고수가 될 것 같은데 쉽지가 않다. 참 오묘하고 기묘한 것이 사랑이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