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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부산 밀 페스티벌. 부산시 제공
2024년 부산 밀 페스티벌. 부산시 제공

부산 북구 구포 감동나루는 경북 상주 낙동진, 경남 합천 밤마리나루와 함께 낙동강 3대 나루터의 하나였다. 사시사철 부산 강서구 명지 염전의 소금을 실은 돛단배가 낙동강을 따라 대구와 안동으로 올라갔다. 가을 녘이면 내려오는 배편으로 실려 온 쌀과 곡물이 구포 나루에 도착했다.

1905년 경부선 개통과 함께 구포역이 들어서면서 구포엔 사람과 물자가 넘쳐났다. 이때 예전에는 취급하지 않던 밀이 많이 들어왔다. 1950년 한국전쟁 때 구호용 밀가루가 많이 방출되면서 구포국수가 널리 퍼졌다. 대규모 제분 공장이 생겨나면서 밀가루 대량 생산이 시작됐다.

1959년 10월 구포에서 성업 중이던 20개의 국수 공장들이 ‘구포건면생산조합’을 결성하고 상표 등록을 했다. 1960~1970년대 구포에 국수 공장이 30여곳으로 늘면서 구포국수는 부산의 대표 음식으로 자리매김했다. 1980년부터 국수는 외면받기 시작했다. 구포국수 공장은 새로운 판로를 찾아 부산과 김해·밀양으로 뿔뿔이 떠났다. 현재 구포국수 공장은 겨우 1곳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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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는 다음달 5~6일 부산 북구 화명생태공원에서 ‘2025 부산 밀 페스티벌’을 연다. 이 축제는 인류 역사상 중요 식량이자 3대 작물인 밀로 만든 음식을 다양하고 깊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 마련했다.

화명오토캠핑장에선 밀을 주재료로 하는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밀 푸드 편집숍’과 ‘푸드 라운지’가 열린다. 밀 푸드 편집숍에선 지역 맛집과 미셸린 가이드에 소개된 맛집 등 20여곳의 음식점이 참여해 밀을 주재료로 만든 파스타, 피자, 라면, 밀면, 수제버거, 분식까지 다양한 분야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푸드 라운지에선 대형 그늘막에서 부산 북구 어린이 합창단 공연, 어쿠스틱 공연, 셰프와의 대화 등 다양한 무대를 관람하며 밀로 만든 음식을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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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단지에선 방문객들의 소풍 공간이 연출된다. 어린이날을 맞아 가족이 함께 즐기기 좋은 미술·감각·과학·요리체험을 하는 ‘위트랜드’, 밀을 더 깊이 이해하고 직접 경험하는 강연을 듣는 ‘밀 아카데미’가 열린다. 또 벼룩시장과 전시, 버스킹이 열리는 ‘밀 담장’, 지역 유명 맛집을 소개하는 플랫폼인 ‘부산언니’와 함께 하는 ‘부산 잇데이’ 디저트 팝업, 부산 미셸린 맛집 셰프가 출연하는 ‘시네마 푸드 테라스’가 열린다. 구포 국수체험관과 연계한 국수제면체험과 수상 모터보트, 낙동강 생태탐방선 등 지역 연계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김광수 선임기자 k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