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빛원전 부지 내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건설을 두고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주민투표와 지역 공론화를 먼저 실시하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한빛핵발전소 대응 호남권 공동행동’ 등은 4일 전북 고창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 동의 없는 부지 내 임시 저장시설 건설 절차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단체 설명을 들어보면, 한국수력원자력은 2030년 한빛원전 사용후핵연료 수조 포화에 대비해 원전 부지 안에 건식저장시설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영광과 고창에서는 ‘사용후핵연료 부지 내 저장시설 시설계획 초안’에 관한 설명회와 공청회가 진행되고 있다. 단체들은 “이 같은 주민 의견 수렴 절차가 단순한 설명회와 토론회에 그치고 있다”며 “실질적인 주민 동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시설 주변 지역을 반경 5㎞ 지자체로 한정해 방사선 비상계획구역인 30㎞ 내 주민과 지자체를 배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5㎞ 밖에 있는 방사선 비상계획구역 내 주민과 지자체를 당사자에서 배제하는 것은 의견 개진과 지원·보상에서도 이들을 소외시키는 것”이라며 “핵발전소로 인한 불안과 공포를 겪어온 지역 주민들에게 또다시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시 저장시설’이 사실상 영구적인 핵폐기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단체들은 “부지 내 임시 저장시설은 설계수명만 최소 50년이고 연장할 경우 60년 이상 운영될 수 있다”며 “중간저장시설과 최종처분시설을 확보하겠다는 계획 역시 목표일 뿐 실제 이행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종처분시설을 확보하지 못하면 임시라는 이름의 원전 부지 내 저장시설이 사실상 영구처분장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미래 세대에 핵폐기물 문제를 떠넘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노후 원전 수명 연장을 전제로 저장시설 규모를 산정한 점도 문제로 들었다. 한수원이 허가가 확정되지 않은 한빛 1~4호기 20년, 5·6호기 10년 수명 연장을 전제로 저장시설 규모를 산출했다는 주장이다.
단체들은 “노후 원전 수명 연장을 전제로 한 저장시설 건설 절차를 중단하고 주민투표와 지역 공론화를 먼저 실시해야 한다”며 “부지 내 저장시설 건설 계획을 백지화하고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천경석 기자 1000pr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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