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 광산구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망설이는 미등록 이주 노동자들의 백신 접종 확대를 위해 신분 확인 문턱을 낮추는 등 적극 행정을 펴고 있다. 신청서 접수 사흘 만에 이미 접종 대상 인원을 넘어서는 등 반응이 뜨겁다.
25일 광산구의 설명을 종합하면, 광산구에는 지방자치단체 상황을 고려해 신속하게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2804회 투약분의 얀센 백신이 배정됐다. 광산구는 관내에 거주하는 미등록 이주 노동자들이 백신 접종에 응하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춰 홍보했다. 하남·평동산단이 있고 농촌 지역도 공존하는 광산구엔 이주 노동자들이 많이 산다. 광산구엔 광주 거주 외국인 2만1128명의 55%에 해당하는 1만7442명이 거주(2020년 12월 말 기준)하고 있다.
광산구는 1회만 맞으면 되는 얀센 백신 접종 주요 대상을 미등록 이주 노동자로 잡았다. 광산구는 건강보험가입·등록 여부를 따지지 않고 지난 23일부터 백신 접종을 위한 임시관리번호를 부여했다. 실제로 단순 여행이 아닌 90일 이상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30살 이상 외국인이면 접종받을 수 있다. 장은아 보건행정과 감염병예방 팀장은 “집단면역 달성과 감염확산 차단을 위해 상대적으로 백신 접종이 힘든 미등록 외국인들에게 백신 접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여권만 들고 오면 백신 접종을 해준다고 하자 신청자가 몰렸다. 광산구는 23일부터 27일까지 얀센 백신 접종을 원하는 외국인 주민들에게 임시관리번호를 부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낮 12시 3천여명이 몰려 일단 신청을 마감했다.
한 이주 노동자 커뮤니티에선 한국인 통역자를 대동하고 200여개의 여권을 들고 와 단체로 신청하기도 했다. 광산구보건소 쪽은 “관내 등록 이주 노동자들은 건강보험에 가입했기 때문에 예약 접종을 받을 수 있지만, 미등록 이주 노동자들은 백신을 접종받을 수 없기 때문에 대거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광산구는 다음 달 1일부터 임시관리번호를 받은 외국인 주민에게 보건소와 광산구예방접종센터에서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광산구 보건소 관계자는 “백신 접종 계획을 짜 휴대전화 문자로 접종 일자를 안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광주시도 미등록 이주 노동자들을 통해 감염이 퍼질 경우 경로를 파악하기 힘들다는 점을 고려해 미등록 이주 노동자 접종률을 높일 대책을 찾고 있다. 광산구보건소는 외국인 주민 중 숨은 확진자를 찾기 위한 이동 선별진료소가 광산구 월곡동과 평동·하남 산업단지에서 운영하고 있다.
송혜자 광주시 감염병관리과장은 “현재 5개 구에 1만개의 얀센 백신을 배분했는데, 다른 구청의 신청이 저조할 경우 광산구에 더 배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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