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에 있는 마을버스 정거장. 허윤희 기자
서울 관악구에 있는 마을버스 정거장. 허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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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일했는데 한 달 280만원 받고, 휴일근로 수당도 없어요. 점심도 차 안에서 김밥으로 때우곤 하는데….”

19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있는 마을버스 정거장에서 만난 마을버스 기사 김윤태(55)씨는 한숨을 쏟아냈다. 김씨는 “예전엔 여기서 2~3년 경력 쌓고 근무환경이 나은 시내버스로 이직하려고 오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요즘엔 배달 쪽으로 가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신입이 들어오지 않으니 이곳에서 일하는 56명 중에서 가장 젊은축이 40대고 평균 연령이 70대”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마을버스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지난 9월 기준 서울 마을버스 운영회사는 140개 업체, 252개 노선이 운영 중이다. 차량은 1620대(예비 57대)이고, 운전기사는 2898명이다. 서울시마을버스운송조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차량 1대당 적정 운전기사는 2.2명이어서, 부족한 기사 인원수는 600명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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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들은 인력난과 승객 감소와 고유가 등으로 인해 극심한 경영난을 호소한다. 적자가 발생해도 서울시가 보전해주는 준공영제 시내버스와 달리 마을버스는 민영제로 운영되고 있다.

마을버스 업계가 인력난과 고령화 문제로 어려움을 겪자, 서울시는 최근 외국인을 마을버스 운전기사로 채용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했다. 비전문취업(E-9) 비자 발급 대상에 운수업을 포함하고, 취업 활동 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현재 비전문취업 비자는 제조업, 농업, 축산업 등 비전문 직종에 취업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발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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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을 둘러싸고도 저임금, 인권침해 논란 등 잡음이 끊이지 않는 데다, 노동 현장의 처우 개선 보다는 값싼 외국인 인력으로 인력난을 해결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김씨는 “마을버스 기사들은 운전 할 뿐 아니라, 승객을 응대하는 일도 해야한다. (외국인 기사 도입하려는 건) 이 일을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외국인 인력 들어오면 우리가 겪는 어려움을 개선하는 건 또 뒷전으로 밀리지 않겠느냐”고 걱정했다.

정영섭 이주노동자평등연대 집행위원은 “인력이 부족하다 싶으면 무조건 외국 인력을 쓰자는 요구가 나오고 있는데, 이에 대한 심층적 연구조사나 숙의 과정 없이 저임금의 외국 인력으로 메꾸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왜 그곳에 인력이 부족한지, 그들의 노동상황은 어떤지 등 먼저 처우개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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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배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위원도 “열악한 노동 현실을 놔둔 채 외국인력을 도입하면 사실상 현행 버스 구조에서 새로운 ‘노예 계급’이 만들어질 뿐”이라고 우려했다.

우문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정책국장은 “마을버스는 대중교통이 열악한 지역에 사는 주민들, 노약자 등이 이용하는 교통복지의 측면이 강한 만큼 공공성을 강화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마을버스 운수종사자 처우 개선을 적극 추진 중이며, 외국인 종사자 도입은 필수 수요에 한해 최소한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