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이른바 ‘먹방’(먹는 방송)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을 협박해 돈을 갈취한 혐의로 사이버 렉카인 ‘구제역’(본명 이준희)과 ‘주작감별사’(본명 전국진)가 구속됐다. 사이버 렉카는 사회적 관심이 쏠린 주제로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는 사람들을 이르는 표현이다.

수원지법은 26일 오전 이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이날 영장을 발부했다. 재판부는 “이들의 혐의 사실이 중대하고 피해자에 대해 2차 가해가 우려된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구제역과 주작 감별사는 지난해 2월 ‘쯔양과 전 남자친구 간의 과거를 폭로하지 않겠다’며 그 조건으로 쯔양으로부터 55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이달 10일 쯔양이 과거 술집에서 일했다는 것 등을 빌미로 구제역, 주작 감별사 등 유튜버들에게 협박당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쯔양은 직접 유튜브 방송을 통해 “전 남자친구의 지속적인 폭행과 협박에 시달리며 강제로 일해야 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사이버 렉카 유튜버들이 쯔양을 2차 가해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고, 이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결국 사이버 렉카로 지목된 구제역 등 3명은 익명으로 검찰에 고발됐고, 검찰은 지난 23일 이들 가운데 2명에 대해 공갈, 협박, 강요 등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또한, 쯔양 쪽도 구제역, 주작 감별사, 범죄연구소 운영자 및 익명의 협박자 등을 검찰에 고소한 상태다.

앞서 구제역이 유튜버 ‘카라큘라’(본명 이세욱)와 공모해 다른 비제이(BJ)로부터 5200만원을 갈취한 혐의로 최근 고발된 사건은 수원지검 형사5부에 배당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쯔양 쪽은 지난 25일 공갈 및 업무상비밀 누설, 공갈 등 혐의로 최아무개 변호사를 수원지검에 고소했다. 쯔양의 전 남자친구의 법률대리인이었던 최 변호사는 쯔양 과거에 대한 허위 사실을 구제역에게 전달한 혐의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