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가 구조한 ‘실험 비글’ 가운데 한 마리의 모습. 귀 안쪽에 실험동물들에게 주어지는 번호가 새겨져 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가 구조한 ‘실험 비글’ 가운데 한 마리의 모습. 귀 안쪽에 실험동물들에게 주어지는 번호가 새겨져 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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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460만 마리, 하루 1만2천 마리꼴로 이뤄지는 국내 실험동물의 희생을 막기 위한 ‘동물대체시험 활성화법’ 제정을 위해 정부가 관련 전담조직을 신설하기로 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오는 13일 서울 중구 상연재 서울역점에서 ‘화학물질 동물대체시험법 활성화 민관합동 전담조직’(TF) 출범식과 첫 회의를 연다고 밝혔다. 관련 법 제정에 대비해 기후부가 관여하는 화학물질 분야 정책 마련을 위한 전담조직이다.

동물대체시험 활성화법은 의학·제약·생활용품·농약·산업용 화학물질·기초 과학 등 분야에서 이뤄지는 동물실험을 인공지능(AI)이나 인체모형장기 등으로 대체하는 시험법을 개발하고 활용하는 것을 촉진하는 법안이다. 최근 국내에선 해마다 460만마리의 동물이 각종 실험에 쓰이는데, 실험의 80%가 중등도 이상의 극심한 고통(참기 힘든 고통이나 회복 불가능한 상태)을 유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2024년). 설치류가 대부분이지만, 어류나 조류, 개·고양이, 토끼, 원숭이, 양서류, 파충류 등도 동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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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기후부와 농림축산식품부·식약처·농촌진흥청이 관계부처 협의체를 만들었고, 12월 송옥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동물대체시험법 기본계획 수립’ 등의 내용을 담은 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동물대체시험 활성화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이기도 하다.

이번 기후부의 전담조직 출범은 화학물질 분야 동물대체시험의 정책적 기반을 재정비하고, 민관 역량을 결집하기 위한 것이다. 전담조직에는 정부기관(기후부·국립환경과학원·화학물질안전원), 공공기관(한국환경공단,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한국환경보전원), 연구기관(한국환경연구원, 국가독성과학연구소)뿐 아니라 학계(고려대·서강대), 산업계(바이오솔루션, 시알오(CRO)협회), 동물보호단체(한국 휴메인 월드 포 애니멀즈) 관계자들이 참여한다. 효율적 논의를 위해 3개 분과(제도화, 사업기획, 이행기반)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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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토끼를 주인공으로 한 단편 애니메이션 ‘랄프를 구해줘’의 한 장면. 토끼는 의약품 발열 실험, 안구·피부 자극성 실험에 이용되는 대표적인 실험동물이다. 한국HSI 제공
실험 토끼를 주인공으로 한 단편 애니메이션 ‘랄프를 구해줘’의 한 장면. 토끼는 의약품 발열 실험, 안구·피부 자극성 실험에 이용되는 대표적인 실험동물이다. 한국HSI 제공

기후부는 “동물시험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는 것은 국제적 추세”라며 “대체시험법의 개발·보급 자체도 새로운 산업으로 육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큰 분야”라고 설명했다. 실제 주요국들은 인체 세포나 인공장기, 컴퓨터 예측 모델 등을 활용한 동물대체시험법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지난해 4월 2035년까지 포유류 동물실험을 단계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고, 유럽연합도 올해 상반기 중 동물실험 폐지 로드맵을 발표할 계획이다. 다만, 기후부는 현 단계에서 대체시험법이 동물실험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기술개발·상용화 동향과 국가 시험 기반 시설 등을 면밀히 검토해 지원 사업과 법·제도 정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전담조직은 이날 출범식을 시작으로 매 분기 전체 회의를 진행하고, 분과별 회의를 통해 핵심과제를 구체화해 ‘화학물질 동물대체시험법 활성화 전략’(2027~2035)을 수립한다. 올해 하반기에는 △동물실험 단계적 제한 이행안 토론회 △동물대체시험 공동훈련센터 시범 교육 △대체시험법 검증센터 출범 등을 진행해 연말까지 종합적 전략 수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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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