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십여 년을 철창에 갇혀 있다가 광활한 국외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간 사육곰들의 사연을 담은 다큐멘터리가 유튜브에 무료로 공개됐다.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는 26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김민우 감독의 다큐멘터리 ‘곰마워’를 공개하며 전국 18개 농장에 남아있는 사육곰 280여 마리에 대한 적극적인 보호를 촉구했다.
다큐멘터리 ‘곰마워’는 우리나라에서 지난 40여 년간 이어져 온 곰 사육 산업의 역사와 실태, 2022년 강원 강릉시 한 사육곰 농장에서 구조돼 미국 콜로라도주 야생동물 생크추어리로 이주한 22마리 곰들의 사연을 담고 있다. 동물자유연대가 기획하고 ‘가이아 티브이(TV)’가 제작했다.

태어나자마자 뜬장에 갇혀 9~13년 동안 죽을 날만을 기다리던 사육곰들이 철창을 벗어나 30만 평이 넘는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이동한 뒤 자연의 본능과 습성을 되찾는 모습이 상세히 담긴 다큐는 지난해 8월 시사회 당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국내 사육곰 산업은 1980년대 농가 수입 증대를 목적으로 정부가 곰 사육을 권장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야생동물·멸종위기종 보호 여론으로 1985년 곰 수입이 중단되고, 1994년 우리나라가 ‘멸종위기에 대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가입하면서 수출 또한 금지됐다. 이후 정부는 웅담 채취를 목적으로 하는 10살 이상의 사육곰의 도살을 합법화했지만, 동물권 인식 변화 등을 겪으며 사육곰 산업은 점차 축소됐다.
그러다 2022년 정부가 사육곰 농가, 시민단체 등과 ‘곰 사육 종식을 위한 협약’을 맺고 사육곰 산업 종식을 선언하고, 사육곰 소유·사육·증식과 웅담 채취를 금지하는 야생생물법 개정안이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하면서 사육곰 산업은 실질적인 종식을 앞두고 있다. 다만, 현재 전국 농장 18곳에 남아있는 280여 마리 곰들에 대한 정부의 대책은 구체적이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사육곰 산업 종식을 법제화한 지금까지도 농장에는 곰들이 남아 고통받고 있다”며 “다큐 ‘곰마워’ 공개가 아직 철창에 남아있는 사육곰에 대한 대책 논의의 물꼬를 트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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