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대통령 취임을 40여 일 앞둔 시점, 반려인들의 이목을 끄는 사안이 있습니다. 청와대에 살고 있는 풍산개 곰이와 송강이의 ‘노후’ 얘기인데요. 지난 3월23일 한 매체가 청와대 풍산개들이 문 대통령 퇴임 뒤 사저에 함께 돌아가기 힘들 것이라 보도하면서 궁금증이 더 커졌습니다. 동물 사랑이 각별한 문 대통령 부부는 반려견 마루와 반려묘 찡찡이, 유기견 출신 개 토리까지 퍼스트도그로 입양했었죠. 곰이와 송강이가 친구들과 함께 사저로 돌아갈 방법은 없는 걸까요. 애니멀피플 김지숙 기자에게 물었습니다.
[The 1] 왜 풍산개들이 대통령 사저로 함께 못 간다는 건가요?
김지숙 기자: 풍산개 곰이와 송강이는 지난 2018년 평양에서 열린 3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선물했어요.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대통령이 직무 중 받은 선물은 국가기록물입니다. 국가 소유라 대통령기록관에 보관해야 해요. 개인이 소유하거나 보관할 수 없는 거죠.

[The 2] 그렇다고 개를 기록관에 보관할 순 없잖아요?
김지숙: 맞습니다. 그래서 대통령 임기 안에 공영 동물원이나 지자체 등 공공기관에 분양할 거란 관측이 나왔어요. 실제로 곰이와 마루 사이에서 태어난 13마리 새끼들은 여러 동물원과 지자체에서 살고 있거든요.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습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부터 풍산개 우리와 두리, 두 마리를 선물받았고요. 그해 11월 서울대공원으로 이관돼 전시되다가 2014년 두 마리 모두 자연사했습니다. 그것도 아니면 청와대에서 계속 살게 할 수도 있겠죠.
[The 3] 좀 이상하네요. 결국 반려인과 헤어져야 한다는 건가요?
김지숙: ‘현실’과 안 맞긴 해요. 청와대 반려견이 ‘국유 재산’이라는 것도 시대와 안 맞죠. 반려동물이 물건이 아닌 가족으로 여겨진 지 오래 됐잖아요. 지난해 법무부는 이런 사회적 인식을 반영해 ‘동물은 물건이 아니’라는 내용의 민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고요. 동물등록과 중성화 등을 독려하는 동물보호법도 시행중이에요. ‘재산’으로만 본다면 불가능한 일이죠. 게다가 개는 대표적인 반려동물이잖아요. 전문가들은 인간과 교감하고 사회적 관계를 맺으려는 본능이 강한 개를 전시 시설이나 공공기관으로 보내는 것은 동물복지에 어긋난다고 조언해요.

[The 4] 윤석열 당선자의 생각도 궁금하네요. 그도 열성적인 개·고양이 집사잖아요?
김지숙: 대선 이후 19일 만에 이뤄진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첫 회동에서도 이 이야기가 나왔대요. 문 대통령이 먼저 “청와대에서 키우는 풍산개는 어떻게 할까요”라고 운을 뗐다고 해요. 윤 당선자는 “반려견은 키우던 사람이 키우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대통령님이 데려가시는 게 어떻겠냐”는 뜻을 전했죠. 퇴임 뒤 문 대통령이 풍산개를 위탁 형식으로 사저에 데려가 키우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The 5] 대통령도 당선자도 개는 반려인이 키우는 게 낫다는데, 법은 안된다고 하고…. 해결책이 없나요?
김지숙: 반려 현실에 맞게 관련 법을 개정하는 게 시급하고요. 이참에 국가 정상간 살아있는 동물을 주고 받는 ‘동물 외교’ 관례를 없애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요. 비극적인 결말로 끝날 수 있는 동물외교를 우리 정부가 앞장서서 그만하겠다고 선언하는 거죠. 모쪼록 곰이, 송강이의 이번 사례가 좋은 선례를 만들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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