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처음 열린 ‘포뮬러원’(F1)이 사흘 동안의 일정을 마쳤다. 그러나 2016년까지 앞으로 6년 동안 더 영암에서 계속될 예정인 ‘코리아 그랑프리’는 경기장 건설이 늦어지고, 입장권 판매도 부진해 공짜표를 남발하는 등 대회 전부터 적지 않은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게다가 숙박과 교통 등 경기 외적 운영도 미숙해 관중 및 출전팀의 불만을 샀다.
■ 급조된 경기장 F1 유치는 2006년 성공했지만 전남도는 뒤늦게 올해 2월에야 F1국제자동차경주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박준영)를 발족시켜 준비에 차질을 빚었다. 경기장 건설도 지연돼 경기 전날까지 공사가 이뤄지기도 했다. 특히 경주장인 서킷도 대회 열흘 전인 11일과 12일 뒤늦게 국제자동차연맹(FIA)으로부터 검수와 승인을 받는 등 우여곡절이 잇따랐다.
23일 예선에서는 임시 가설 스탠드 안전 문제를 이유로 일부 스탠드 입장이 봉쇄돼 그곳 표를 산 사람들이 다른 스탠드로 옮기는 일까지 벌어져 입장객의 불만이 폭발하기도 했다.
■ 자유권 내줘 곳곳서 실랑이 연습주행과 예선이 각각 열린 22일과 23일 입장객들의 항의가 잇따랐다. 지정석 관람객들은 전남도 F1조직위가 뿌린 자유이용권을 받아 들어온 관람객들과 좌석을 두고 실랑이를 벌이다가 환불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는 조직위가 대회 직전 지정좌석이 없는 자유이용권이라는 명목으로 ‘공짜표’ 2만여장을 도내 22개 시·군을 통해 주민들에게 배포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전남도 관계자는 “22~23일 입장객이 적을 것으로 판단하고 관중석을 채우기 위해 소년소녀가장과 다문화가정 등에 표를 배포했다”고 말했다.
특히 자유이용권을 받은 일부 주민들이 인터넷을 통해 1만~2만원에 표를 팔면서 ‘통제 불능’의 상태로 번졌다. F1조직위 관계자는 “좋은 취지로 자유관람권을 배포했는데 일부 자유관람권 소지자들이 ‘집단 항의’를 하는 등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지정석 관람객들은 인터넷 블로그를 통해 대회 운영의 미숙함을 강하게 질타했다. 한 누리꾼은 “전남도의 의도대로 자릿수는 채웠을지 몰라도 비싼 값을 지불하고 표를 산 사람은 어쩌란 것이냐”며 “티켓값이 50만원이 넘는 좌석인 E석에 올라갈 때도 역시나 확인 수단은 없었고 진행요원도 배치되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전남도는 대회를 앞두고 22개 시·군에 1억~2억원어치씩의 표를 팔도록 독려해 공무원노조로부터 ‘표 강제할당’이라는 반발을 사기도 했다.
■ 교통혼잡에 바가지 숙박 자유관람권을 가진 이들의 입장 여부를 둘러싸고 실랑이가 벌어지면서 교통 정체까지 빚어졌다. 1만여대 수용 공간의 주차장에 차를 주차할 수가 없었고, 목포에서 영산강 하굿둑을 지나 경주장 입구까지의 진입도로 등이 큰 혼잡을 빚었다. 김아무개(30·광주시 남구 진월동)씨는 “영산강 하굿둑에서 경기장 들머리까지 2시간이 넘게 걸렸다”며 “대중교통과 주차장 등 인프라가 너무 열악하다”고 말했다. 바가지 숙박도 입길에 올랐다. 미디어 숙소인 모텔까지 방값이 12만여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광주/정대하 기자, 영암/김경무 선임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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