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대결을 앞둔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은 북한의 강점으로 스피드와 기술을 갖춘 공격 라인을 꼽았다.

17일 중국 충칭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홈 팀 중국과 2008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 개막 경기에서 3-2 승리를 이끈 허정무 감독. 선수들을 숙소로 보낸 허 감독은 짜릿한 재역전승의 기쁨을 잠시 접고 경기장 본부석 쪽 관중석에 자리를 잡았다. 정해성 코치와 김현태 골키퍼 코치도 함께 했다.

이어 열린 북한-일본전을 지켜보기 위해서였다.

광고

대표팀은 20일 오후 9시45분(이하 한국시간) 같은 장소에서 북한과 대회 2차전을 치른다.

북한은 일본을 맞아 재일교포 공격수 정대세의 선제골로 앞서 갔지만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마에다 료이치에게 동점골을 내줘 1-1로 비겼다.

광고
광고

경기 후 서둘러 숙소로 향하던 허 감독의 첫 마디는 "북한이 상당히 빠르다"는 것이었다.

허 감독은 무엇보다 "12번(정대세)과 11번(문인국), 4번(박남철)은 빠르고 기술도 갖췄다"며 북한 대표팀의 공격진들을 경계했다.

광고

북한은 이날 수비벽을 두텁게 쌓아 사실상 5백을 운용한 5-4-1 포메이션으로 일본에 맞섰다.

일본 프로축구 J-리그에서 활약 중인 재일교포 정대세(가와사키)가 최전방 원톱으로 나섰고, 북한 최강 클럽 4.25팀에서 뛰고 있는 문인국과 박남철이 좌.우 측면에서 공격을 도왔다.

허 감독은 특히 선제골을 넣은 정대세에 대해서는 "볼을 찰 줄 아는 선수"라며 높이 평가했다.

정대세는 전반 5분 만에 수비수 두 명을 제친 뒤 아크 정면에서 한 박자 빠른 왼발 슛으로 선제골을 뽑았다.

광고

허 감독은 이어 "11번도 능력과 기술, 스피드를 두루 갖췄다"고 말해 왼쪽 미드필더 문인국도 요주의 선수 명단에 올려놓은 모습이었다.

그는 "북한은 전체적으로 수비에 치중하는 5-4-1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수비를 하다 볼을 잡으면 정대세, 문인국, 박남철에게 빠르게 연결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허 감독은 "다만 후반 20분 정도를 남겨놓고는 체력이 많이 떨어진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 (충칭<중국>=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