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C 데이트 / 터키서 전지훈련중인 제주Utd 알툴 감독

그는 이름부터 고쳐달라고 했다. 한국에서 ‘아뚜’ 베르나지스로 불리는데, 자칫 브라질말로 참치란 뜻인 ‘아뚱’으로 들릴 수 있다며 손사래를 쳤다. 발음과 가까운 ‘알툴 베르날데스’로 바로잡자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에서 뭘 이루고 싶냐고 묻자, “프로니까 성적도 중요하지만 멋진 플레이로 내 이름 알툴을 남기고 싶다”고 했다.

프로축구 제주 유나이티드 부임 40일째인 12일. 터키 전지훈련장에서 만난 알툴 감독은 “1군과 2군의 실력차가 거의 없이 한팀으로 바뀌고 있다”고 했다. 선수들을 재평가하겠다는 감독의 뜻을 따라, 구단은 지난해와 달리 2군까지 이곳에 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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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해 K리그 우승을 이끈 파리아스 포항 스틸러스 감독에 이어 국내에 온 두번째 브라질 감독이다. 파리아스의 부친이 감독으로 있던 팀에서 선수로 뛰기도 했다. 1988년 브라질에서 지도자생활을 한 그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 페루, 포르투갈, 앙골라 등지에서 22개팀을 지휘했다. 포르투갈어, 영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아랍어 등 구사하는 언어도 다양하다. 적응력도 빨라 부임 이튿날 청국장을 먹었고, “한국의 김, 고등어조림, 채소류, 국이 너무 맛있다”고 했다.

과연 그는 ‘파리아스 매직’처럼 무명선수들이 많은 팀을 상위권으로 올리는 ‘알툴 바람’을 낼 수 있을까. 맡은 팀마다 승률 60%를 넘겼다는 그는 지난해 승률이 30%(8승6무12패·11위)를 겨우 넘는 제주 유나이티드를 떠안았다. 그는 “시즌 도중인 1996년 11월 하위권인 알 와슬(UAE)을 맡아 그 시즌 정규리그 우승과 컵대회 3위의 성적을 낸 적도 있다”며 지켜봐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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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색깔을 드러내기엔 1년 계약이 짧지 않냐고 물었다. 알툴 감독은 “선수들이 감독을 제대로 알 수 있는 6개월 후면 구단도 다른 (계약)제안을 해오지 않겠냐”며 웃었다. 그러면서 “내가 거친 대부분의 팀이 4위 이상을 했다. 내 경험과 능력을 믿기에 짧은 시간에 보여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혼자 있을 땐 성경을 읽으며 조용한 편이지만, 선수들 사이에선 유머가 있고, 훈련장에선 꽤 강도높은 훈련을 시키는 감독으로 평가받는다.

4-4-2 포메이션을 토대로 다양한 공격해법을 접목시키는 그는 팀의 변화에 희망을 걸었다. “제주 경기 디브이디(DVD)를 보니 공중볼이 많았는데 그런 게 없어지고 있다. 원터치 패스를 통한 빠른 플레이가 살아나고 있다. 선수들도 자기 역할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뛰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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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출신 골키퍼 코치, 피지컬 트레이너를 데려온 그는 이날 독일 3부팀과의 경기에서도 “빨리 빨리” “반대” “원터치” 같은 말로 폭넓은 시야와 빠른 축구를 주문했다. 구단 관계자는 “공을 잡은 뒤 좌우로 살피는 것을 감독이 가장 싫어한다”고 얘기했다.

안탈리아/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사진 제주 유나이티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