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용이가 올 시즌 FC 서울의 우승을 책임지겠습니다"
프로축구 FC 서울에서 중원을 지휘하고 있는 일명 '삼용(三龍)'이가 2008년 K-리그 우승을 자신했다.
서울에서 '용 트리오'라 불리기도 하는 이들은 미드필더 이을용(33.李乙容)과 이청용(20.李靑龍), 기성용(19.奇誠庸). 한자는 다르지만 이름 마지막 글자가 공통으로 '용'으로 끝나 이러한 별명을 얻게 됐다.
삼용이 형제는 지난 시즌에는 막강한 허리 진용을 자랑했다. 과감한 측면 돌파로 공격을 개시하거나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는 등 팀의 공수를 조율하는 중추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주전 공격수 '줄부상'이란 악재를 만나면서 서울은 정규리그를 7위로 마감했고, FA컵과 리그 컵에서도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해 '삼용'의 활약도 빛을 바랬다.
삼용 가운데 맏형인 이을용은 2일(한국시간) 전지훈련을 온 터키 안탈리아 숙소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작년에 팬들이 열광적인 응원을 해 주었는데 성적을 못내 미안함을 느낀다. 2008년에는 똘똘 뭉쳐 팬들의 응원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세뇰 귀네슈 감독의 신임을 받아 올해도 주장 완장을 찬 그는 이어 "지난 해는 유독 부상 선수가 많았다. 운동을 하면서 한 팀에서 그렇게 많은 부상자가 나오기는 처음이다. 하지만 그것을 계기로 어린 선수들 실력이 많이 향상됐다. 운도 따라줘야 하지만 이제는 우승을 차지할 때"라고 말했다.
이을용이 인터뷰 도중 기량이 크게 늘었다고 거론한 '어린 선수'는 나이 차이가 10살도 넘는 '젊은 피' 기성용과 이청용.
이을용은 기성용에 대해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패스를 너무 잘하다. 3년 정도 지나면 충분히 성인 국가대표팀에서도 통할 선수다. 이청용도 지난 시즌을 거치면서 많이 성장했다"고 칭찬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 대표 멤버인 기성용은 대선배에게서 이러한 평가를 듣자 "작년보다 한 층 성숙해졌다"고 말문을 연 뒤 "올해는 열심히 하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지난 해 올림픽축구대표팀의 졸전에 대한 축구 팬들의 비난이 일자 자신의 개인 홈페이지를 통해 직설적으로 대응해 곤욕을 치렀던 박성화호 미드필더인 그는 또 "안티 팬도 많이 생겼지만 이번 기회로 많이 깨닫고 성숙해 졌다. 이제는 지난 일인 만큼 앞으로 팀 우승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귀네슈호의 황태자'로 불릴만큼 지난 시즌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이청용도 우승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이청용은 "올해 목표는 무조건 팀 우승이다. 지난 해는 포항 스틸러스가 우승하는 걸 보고 배가 아팠다. 무조건 우승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40여분 동안 진행된 인터뷰 내내 농담을 주고 받을 정도로 친하게 지낸 삼용 형제가 세대 차를 극복한 듯한 모습으로 올 시즌 새로운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안탈리아<터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