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는 많은 공격수가 부상으로 빠져 고생했는데 이번엔 골키퍼까지 다치다니.."
프로축구 FC 서울의 터키 출신 세뇰 귀네슈(56) 감독이 국가대표팀에 차출됐다 허리를 다친 주전 골키퍼 김병지(38)와 공격수 정조국(24)의 잇따른 부상 소식에 속병를 앓고 있다.
귀네슈 감독은 2일(한국시간) 터키 안탈리아시 벨렉 선수단 숙소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 시즌에는 공격수 가운데 많은 선수들이 부상과 대표팀 차출로 뛰지 못해 공격에서 부족한 점이 많았는데 올해는 시즌을 시작하기도 전 김병지와 정조국이 다쳐 부담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작년에 부상 없이 경기를 치렀던 유일한 선수는 사실상 김병지 한 명 뿐이었다. 하지만 김병지가 다치는 바람에 수술까지 받고 회복 중이다. 오랜 기간 뛸 수 없을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5년 2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던 김병지는 지난 달 30일 치러진 칠레와 평가전에 선발출전했지만 경기 초반 킥을 한 뒤 오른쪽 허벅지를 시작으로 무릎 밑 근육까지 마비 증상을 보였다. 정밀진단 결과 허리 디스크란 판정으로 수술까지 받은 그는 결국 언제 다시 그라운드에 나설 수 있을 지도 불투명한 상황에 놓여 있다.
김병지의 부상 소식은 귀네슈 감독 입장으로서는 지난 해 기억과 맞불려 더욱 안타깝게 전해질 수밖에 없다.
귀네슈 감독은 지난 시즌 K-리그에 데뷔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할 때마다 '우승'을 다짐했지만 주전 줄부상 악재를 만나면서 결국 7위로 시즌을 마감, 팀 선수들의 부상에 '한(恨)을 갖고 있던 터였다.
그는 "작년에는 공격에서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골키퍼를 포함에 수비 쪽에는 문제가 없었다. 반면 올해는 김병지와 정조국의 부상으로 수비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나 귀네슈 감독의 K-리그 우승에 대한 의욕은 여전히 강해 보였다.
그는 "지난해 큰 기대를 한 팬들에게 빚을 졌다. 올해는 반드시 우승으로 빚을 갚겠다. 이제는 K-리그 시스템과 규정, 규칙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번 시즌에는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상용 기자 gogo213@yna.co.kr (안탈리아<터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