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필드에서 상대를 압도하지 못해 공격 기회를 열어주면서 끌려다니는 경기를 하고 말았습니다."
박성화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은 17일(이하 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의 센트럴 아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 우즈베키스탄과 원정경기에서 득점없이 비긴 뒤 "중원에서 상대 선수에 대한 압박을 제대로 하지 못해 공격을 열어주면서 계속 끌려다녔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박 감독은 "우리 미드필더들이 개인 기량은 뛰어나지만 오늘은 볼 컨트롤이 나빴고 패스 미스가 자주 나와 경기를 제대로 풀지 못했다"며 "결국 긴 패스에 의존하다 보니까 좋은 전력들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미드필더들의 플레이가 살아나는 게 중요하다"며 "미드필더들이 수비 역할을 제대로 못해 침투를 허용하고 말았다"고 덧붙였다.
유일한 대학생 선수인 장신(192㎝) 김근환(경희대)을 '깜짝 카드'로 투입한 것에 대해선 "컨디션이 떨어지는 선수를 빼고 장신을 투입했지만 이것 역시 여의치 않았다"며 "전반적으로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지고 패스 미스가 많이 나오면서 우리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시리아전부터 패싱게임을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박성화 감독은 "우리가 오늘 이기더라도 어차피 바레인과 최종전(21일)에서 본선행이 결정될 거라 생각했다"며 "이청용(서울)을 투입하지 않은 것도 바레인과 홈 경기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우즈베키스탄을 계속 이기기는 쉽지 않다. 더구나 중요한 최종전을 앞두고 우즈베키스탄전을 무리하게 치러 지장을 줄 필요는 없다는 전략적 판단도 어느 정도 있었다"며 "만약 오늘 실패하면 선수들의 심리적 부담이 커져 모험적인 승부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신영록(수원)과 신광훈(포항)이 최종전에 경고 누적으로 나서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선 "신영록은 백업 선수가 많아 괜찮지만 신광훈은 최철순(전북)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타격이 크다"며 "경기 전에 경고에 대해 주의를 많이 해줬는 데 아쉽다"고 했다.
박성화 감독은 '중간에 올림픽팀을 맡은 것에 대한 어려움과 국가대표 감독에 대한 의향'을 묻는 질문에 "심리적 압박이 클 수 밖에 없다. 큰 변화를 주기 어려웠지만 선수들이 잘 따라주고 있다"며 "국가대표팀 감독직은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 (타슈켄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