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승부였다. 이 패배. 그래서 더 쓰리다.

전반 21분. 워싱턴에게 골을 뺏겼다. 지난해 일본 프로축구 득점왕다웠다. 5만여 응원단이 성남을 압박했다. 클럽축구에 빨간색 유니폼을 모두 맞춰 입고 열광하는 모습. 부러운 장면이었다. 상대는 J리그 최소 실점의 팀. 성남은 후반 11분 최성국, 후반 24분 김동현의 연속골로 그 철옹성을 뚫었다. 4분 뒤. 성남 일화가 선수 교체로 어수선할 때 하세베가 2-2 동점골을 꽂았다. 연장 전후반 30분. 공방은 치열했으나, 서로 골문을 열지 못했다. 이어진 승부차기. 상대 팬들은 성남 키커 마음을 흔들기 위해 대형 깃발을 흔들었다. 승부차기 1-1에서 동점골의 주인공 최성국의 킥이 수문장 손에 걸렸다. 성남은 첫 번째 키커 김상식, 세 번째 김동현, 네 번째 박진섭 이 성공했다. 상대는 다섯 키커 중 한 명도 실수하지 않았다.

24일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성남과 우라와 레즈와의 200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 두 팀은 지난해 자국 리그 챔피언이자, 올해도 리그 1위 강팀들이다. 1차전도 2-2로 무승부를 기록한 성남은 연장전까지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5로 졌다. 3년 전 대회 준우승에 머문 성남은 다시 아시아클럽 정상을 넘봤으나, 4강에서 행진을 멈췄다. 최성국은 패배가 확정되자, 얼굴을 감쌌다. 동료들이 토닥였지만, 눈물을 글썽거렸다. 성남의 결승 진출 실패로, 11월 후반에 치러질 예정이던 K리그 챔피언 결정전은 11월 4일과 11일로 앞당겨진다. 성남은 챔피언전에 직행한 상태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