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 34분께. 운동장은 축구장이 아닌 투척장으로 변했다. 대전 시티즌 고종수가 상대 거친 태클로 넘어진 뒤 대전 서포터들이 물통을 운동장으로 집어던진 것이다. 확 달아오른 분위기에 기름을 부은 것은 울산 수문장 김영광이었다. 김영광은 그 중에 물통 한개를 들어 다시 관중석으로 집어던졌다. 그 물통은 대전 서포터들을 극도로 자극했다. 그러자 서포터들은 물이 가득 담긴 물통을 운동장으로 쏟아냈다. 대전 선수들이 응원단 앞으로 달려가 “그러지 말라”고 했지만, 서포터들의 흥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울산 김영광은 날아온 물통을 다시 집어 물을 마신 뒤 대전 서포터들에게 고개를 숙여 사과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때늦은 그 행동도 소용없었다. 아수라장이 됐던 경기는 약 6분간 중단됐다.
심판은 김영광을 불렀다. 그러곤 퇴장카드를 들어보였다. 당연한 조처였다. 관중이 그랬더라도 선수가 자제력을 잃고 서포터를 자극한 것은 옳지않은 행동이었다.
대전 서포터들의 볼썽사나운 이날의 모습은 전세버스 20대를 타고 울산까지 원정응원을 온 열정에 흠집을 남겼다. 물이 담긴 물통은 흉기로 변할 수 있다. 지난해 7월19일 수원 삼성과 광주 상무의 경기에선 이상용 심판이 경기 뒤 심판대기실로 들어가려다 한 관중이 던진 물통에 얼굴을 맞아 광대뼈가 6조각으로 부러진 일이 있었다. 그는 뼈조각을 맞추는 대수술을 받기도 했다.
퇴장당한 뒤 거친 말을 하며 경기장 밖으로 나온 김영광은 눈물을 쏟았다. 그는 하도 울어서인지 퉁퉁 부은 눈으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와 “많이 흥분했다. 팬들에게 죄송하다. 만약 퇴장을 당하지 않았으면 그 자리에서 대전 서포터에게 사과하려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장지같은 걸 던지는 건 이해되는데 물이 가득찬 물통이 날아와 맞을 뻔 하니까 욱했던 것 같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정남 울산 감독도 “영광이를 대신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김호 대전 시티즌 감독은 “대전 팬들도 그동안 심판들에 대한 피해의식이 있다보니까 그랬던 것 같다”며 이날의 불상사를 안타까워했다.
21일 울산 현대와 대전 시티즌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 후반 40분 퇴장을 당한 김영광은 향후 2경기에 나올 수 없다. 자칫 추가징계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김영광은 팀이 챔피언결정전까지 오르더라도 울산 골문을 지킬 수 없다.
울산/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b
물병 집어던진 김영광, 눈물로 사과했지만…
- 수정 2007-10-21 19:32
- 등록 2007-10-21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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