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열린 울산 현대와 대전 시티즌의 프로축구 6강 플레이오프. 대전 출전선수 명단엔 ‘김창수’가 없었다. 22살인 그는 ‘가난한 시민구단’ 대전 수비진의 핵심이다. 그러나 김호 감독은 “피곤한 선수를 어떻게 출전시키느냐”고 말했다. 김창수는 지난 13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서 가진 일본과의 연습경기, 지난 17일 시리아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최종예선 시리아와의 4차전에서 모두 뛰고 19일 한국에 도착했다. 여기에 장거리 비행까지 겹쳤으니, 김 감독이 걱정할 만도 하다. 그래도 단판승부인 6강 플레이오프란 중요한 경기에서 팀의 주전을 뺀다는 것이 쉽지않은 일이다. 김 감독은 기자들에게 “이러다가 피로가 쌓여 피로골절이라도 생기면 어쩌냐”고 되물었다. 피로골절은 피로가 계속 누적됐는데도 휴식을 갖지 못한 채 출전을 강행하다가 뼈에 조금씩 금이 가는 것을 말한다. 박주영(22·FC서울)이 올시즌 발등통증으로 고생한 것도 청소년대표, 올림픽대표, 국가대표, K리그 등 이곳저곳을 옮겨다니며 혹사에 가까운 출전을 한 탓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대조적인 것은 울산 현대는 김창수처럼 시리아에 다녀온 올림픽대표 이상호와 오장은을 출전시켰다는 점이다. 이상호는 후반 40분까지 뛰었고, 오장은은 후반 인저리타임까지 운동장을 누볐다. 올림픽대표 경기까지 합하면 9일 동안 3개국을 오가며 3경기나 뛴 것이다. 축구인들은 일주일에 2경기 이상 출전하는 것은 선수들의 체력에 무리를 준다고 말한다. 울산은 이상호와 오장은을 출전시키기 위해 이들이 19일 시리아에서 한국으로 올 때 특별히 비지니스클래스를 마련해줬다고 한다. 비행기 안에서라도 휴식을 취하라는 조처였다. 그런 뒤 인천공항에 대기시킨 차에 선수들을 탑승시켜 김포공항까지 온 뒤 울산행 비행기에 태워 팀에 합류시켰다.
이날 이상호는 피곤이 몰려왔을 텐데도 전반 39분 헤딩 결승골로 그의 출전을 결정한 김정남 감독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이상호는 경기 뒤 “피곤하지만 플레이오프에 나갈 기회를 주셔서 영광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에이전트는 “몸이 아팠을 텐데…”라고 걱정했다. 김정남 울산 감독도 이천수가 네덜란드로 떠나고, 전북에서 데려온 염기훈의 컨디션이 완벽하지않은 상황이라 이상호 등을 출전시키는 고육책을 꺼내들었을 것이다. 아직까지 국내 축구에선 ‘선수 보호’가 ‘눈앞 승부’의 실익에 밀릴 수 밖에 상황인 듯 하다.
울산/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이상호, 피곤하지도 않나?
송호진기자
- 수정 2007-10-21 19:31
- 등록 2007-10-21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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