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시티즌〉‘돌아온 노장’ 김호 “이겨야 6강 희망”
〈수원 삼성〉‘축구 대명사’ 차범근 “이겨야 우승 가능”
김호(62). 고졸 출신인 그는 축구계 학벌주의에서 암묵적인 따돌림을 당하기도 했고, 지금도 그의 쓴소리는 일부 축구인들한테서 쓸데없는 잔소리쯤으로 받아들여진다. 1960~70년대 당시 고졸선수들은 어림없다던 국가대표까지 지낸 그는 1972년 방콕아시안컵에서 19살 막내 차범근(54)을 처음 만났다. 이 대회에서 국가대표 데뷔골을 쏜 차범근은 이후 엘리트코스를 밟으며 ‘야인’ 김호와 다른 길을 가는 듯 했다.
그러나 둘의 인연은 질겼다. 김호 감독은 프로축구 울산 현대 감독실 방을 1991년 차범근 감독에게 빼줬다. 김 감독이 94년 미국월드컵대표팀을 맡더니, 차 감독이 98년 프랑스월드컵대표팀으로 뒤를 이었다. 2003년 말. 김 감독은 창단부터 9년간 지휘한 수원 삼성을 또 차 감독에게 물려줬다. 김 감독이 수원 고별경기를 하던 날, 경기장엔 그의 애창곡 〈외길〉처럼 축구 한 길을 걸은 노장에게 바치는 〈마이웨이〉가 구슬프게 울려퍼졌다. 그러곤 그는 코칭스태프 폭행사건으로 쓰러져가던 대전 시티즌을 지난 7월 떠안으며 ‘기술자’(그가 감독을 지칭하는 말)로 돌아왔다.
노장의 복귀로 35년간 인연을 맺어온 김호와 차범근은 이제 그들이 만들 수 있는 가장 드라마틱한 승부 앞에 놓이게 됐다.
대전 시티즌과 수원 삼성과의 K리그 최종전(14일 오후 3시 대전월드컵경기장). 수원은 성남 일화에 승점 1점 뒤진 2위다. 차 감독이 정규리그 우승을 하려면 대전, 아니 김호를 잡아야 한다. 그런 뒤 성남이 같은 날 대구FC에 지거나 비기면 챔피언결정전 직행 보너스가 주어지는 우승은 수원 몫이다.
흥미로운 건 ‘부잣집’ 수원도 ‘가난한 시민구단’ 대전 원정에선 2003년부터 8경기째(6무2패) 이기지 못했다는 것. 차 감독은 “징크스를 이번 원정에서 깨겠다”고 했다.
수원팬들은 팀이 부진에 빠지면 아버지같던 김 감독 시절 영광을 그리워한다. 그러나 김 감독은 복귀 후 처음 만난 수원을 쓰러뜨려야 한다. 7위 대전(승점 34)은 수원을 꼭 이긴 뒤 6위 포항 스틸러스(승점 36)가 7위 인천 유나이티드에 지거나 비기면 극적으로 6강에 진출한다. 사실 하위권에 처진 대전을 맡아 창단 첫 4연승을 거두며 6강 불씨를 살린 것만으로도 김 감독의 공로는 작지 않다.

수원에서 쫓겨나 방황하다 대전에서 재기한 고종수, 대전 스타였다가 수원 주장이 된 이관우도 ‘총성없는 전쟁’에서 친정팀을 상대한다.
수원 우승이냐, 대전의 6강 진출이냐. 흥분되는 이 싸움에 대전은 서포터들의 충돌을 막기 위해 경찰병력 3개 중대 지원을 요청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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