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를 일주일 앞둔 지난 18일.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은 일본에서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는 슬픈 소식을 들어야 했다. 임종의 순간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는 것을 느꼈지만, 아버지 곁을 지킬 수 없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을 일본에서 치러야 했던 그는 이미 사이타마로 건너와 경기를 준비하던 상황이었다. 그는 이 사실을 구단에 알리지 않았다. 자신의 슬픔이 선수단에 전해져 괜히 경기력에 영향을 주지않을까 하는 우려 탓이었다. 비보를 접한 다음날. 그는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경기에 임했다. 교체돼 나오는 선수들의 어깨를 두드리는 모습도 그대로였다. 그러나 1-2 패배. 최 감독은 그제서야 “이런 일을 하다보니 늘 불효자가 된다”고 말을 떼며 아버지 사망 소식을 구단에 전했다.
아버지 없이 처음 맞은 한가위 연휴. 그러나 그는 또 그라운드에 섰다.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지난해 일본프로축구 챔피언 우라와 레즈와 8강 2차전을 치르기 때문이다. 승리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1-0 또는 2점차로 이기면 연장 없이 4강에 오른다. 2-1로 이기면 1·2차전 득점 합계 3-3 동률로 연장전에 들어간다.
극적 4강을 기대하게 만드는 것은 최 감독이 ‘역전의 명수’로 불리기 때문이다. 전북은 지난해 이 대회 8강 1차전에서도 상하이 선화(중국)에 0-1로 졌으나, 2차전에서 4-2로 이겨 4강에 합류했다. 울산 현대와의 4강에서도 1차전에 2-3으로 졌지만, 2차전에서 4-1로 대파하며 결승에 올라 K리그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었다.
아버지를 잃은 쓸쓸함을 딛고 최 감독은 또 다시 역전 드라마를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까. 그는 “지난 원정경기에서 1-2라는 만족스러운 스코어를 냈기 때문에 개의치 않는다. 무조건 이겨야 하니까 이번 경기에서 모든 걸 보여주겠다. 우라와에 대한 모든 것은 파악됐다. 상대의 경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잘하지 못했던 플레이를 어떻게 보완하느냐에 달렸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최강희 감독, “아버지 하늘에서도 제 역전 드라마 보실거죠?”
송호진기자
- 수정 2007-09-25 17:16
- 등록 2007-09-25 17:16

![<font color="#FF4000">[단독]</font> 주 6일 밤샘 배송, 식사도 휴식도 없이…쿠팡 과로사 또 있었다](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5/1110/53_17627360906885_20251016501747.webp)


![이 대통령 지지율 56.7%…2개월여 만에 50% 중반 회복 [리얼미터]](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257/154/imgdb/child/2025/1106/53_17624147564862_20251106503006.webp)









![[사설] 김기현도 명품 가방, 국힘의 ‘김건희 굴종’ 어디까지인가](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257/154/imgdb/child/2025/1109/53_17626803263777_20251109501859.web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