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번 가버린 차의 시대는 다시 오지 않았다. 커피와 가공 음료는 쉽사리 자리를 내주지 않는다. 커피 시장이 포화에 이르렀기에, 시장의 파이를 조금이라도 늘리려는 식음료 기업과 브랜드들은 차 브랜드와 음료를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이들이 외치는 ‘차의 시대’는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국내에서는 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에 이 작은 시장에서 더욱 눈에 띄는 게 있다.
자신에게 맞는 차를 찾아 떠나는 여행 말이다. 최근 스리랑카나 중국, 일본 등 차 재배지로 떠나는 진짜 ‘차 여행’이 있다지만, 여기서 말하는 여행은 ‘방구석 찻자리 여행’이다. 차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2030 세대들은 날마다 집에서 찻자리를 갖고, 차 여행을 떠난다. 직장인 김주원(27)씨는 사회생활을 한 지 3년 차다. 그는 퇴근 뒤 정성스레 찻자리를 마련한다. 혼자 마시는 때가 많지만, 그 또한 좋다는 김씨다. “처음에는 커피보다는 확실히 밋밋한 맛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차를 마시면 마셔볼수록 다양한 맛과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출근 전에는 여유가 없어 티백을 넣어 우린 차를 마시지만, 퇴근 뒤에는 잎차를 천천히 우려 음미하며 마신다. 하루에 가장 소중한 시간이다.”
차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 즐거운 이유를 김씨의 말 속에서 찾을 수 있다. 바로 ‘다양성’이다. 오로지 차나무의 잎으로 만들어진 차부터, 향신료가 든 차, 향이 덧입혀진 차까지 포함하고, 산지와 브랜드까지 따지자면 그 가짓수를 헤아리기 어렵다. 이처럼 다양한 차를 맛보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차 마니아들도 많다. 이들은 차를 나누며 차 경험을 넓힌다. 트위터 등을 통해 다우(차를 함께 마시는 친구)를 사귀고, 차를 교류하는 직장인 김아무개(32)씨는 “차 덕후 문화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 차를 공구(공동구매)하고, 소분해 나눔 하는 것이다. 내가 마셨을 때 좋았던 차를 다른 다우에게 선뜻 나눠줄 수 있는 문화, 이보다 더 사랑스러운 부분이 또 있을까?”라고 말했다.

최근의 차 문화는 2030 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변화하고 있다. 물론 차를 즐겨온 역사가 1200년이 넘는 한국에서 최대한의 형식미를 지향하는 전통 차 문화의 의미 또한 깊다. 그러나 그 전통에 오늘날의 세태가 반영되어 흘러야 그 전통은 사라지지 않고, 생명력을 유지해 갈 것이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차 전문가는 “이제까지 국내 차 문화는 ‘선생님’이나 ‘명인’ 위주로 굴러갔다. 지나치게 전통적 방식을 고수해 젊은 차 마니아들의 유입이나 차 문화의 확산이 더딘 부분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차인(차를 마시는 사람)을 보면 각자의 개성과 취향을 굽히지 않는다. 이런 자극이 국내 차 문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차에 관심이 많지 않던 이들이라도 최근의 차 문화 경향을 보면 솔깃할지 모른다. ESC가 차를 따라 곳곳을 여행했다. 그 희소성과 유래에 관심을 갖게 되는 안길백차 재배지를 찾았다. 맛 뿐만 아니라 스토리텔링과 디자인에 강한 국내 차 브랜드 ‘알디프’의 새 보금자리, 세계 정상 실력의 박성민 바텐더가 연 티 칵테일 전문 바(Bar) 티앤드프루프로 향했다. 차에 관한 상식과 정보도 한눈에 볼 수 있게 정리했다. 이를 통해 당신의 찻자리가 더욱 다채로워지길 바란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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