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이 가사도우미를 성폭행하고 비서를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된 디비(DB)그룹(옛 동부그룹) 김준기(75) 전 회장의 범죄인 인도 청구를 미국에 요청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김 전 회장은 간과 신장 등의 치료가 필요하다며 2017년 7월28일 미국으로 출국해 현지에 머무르고 있다.
김 전 회장의 비서는 성추행 혐의로 김 전 회장을 2017년 9월 고소했고 경찰청 외사수사과는 이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 수서경찰서의 요청으로 같은해 11월 미국 인터폴에 적색수배 신청을 했다. 지난해에는 김 전 회장의 여권 무효화 조처도 취했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은 현지에서 이민 전문 변호사를 고용해 6개월 단위로 체류자격을 계속 연장하고 있다. 실제 미국에서는 인터폴 적색수배만으로 피의자를 체포하고 송환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최근 김 전 회장이 2016년 경기도 남양주의 별장을 관리하던 가사도우미를 1년 동안 성폭행했다는 의혹으로 지난해 1월 고소된 사실이 <제이티비씨>(JTBC) 보도로 새롭게 드러나면서 김 전 회장의 국내 송환 필요가 더 커지고 있다. 지난 15일 제이티비씨가 공개한 피해자와 김 전 회장의 대화 녹취 내용을 들어보면, 김 전 회장은 피해자가 명확하게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나 안 늙었지. 나이 먹었으면 부드럽게 굴 줄 알아야지. 가만히 있어”라고 말하는 등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성폭력을 시도하는 정황이 담긴 대화가 등장한다. (▶관련 기사 : ‘비서 성추행’ 김준기 전 DB 회장, 가사도우미 성폭행 피소)
이에 경찰청 외사수사과는 미국에 범죄인 인도 청구를 해달라고 법무부에 요청하기로 결정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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