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이틀째인 13일,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질문 첫머리에 “제보를 받았다”며 “청와대 법무비서관으로 옮긴 김형연 전 인천지법 부장판사의 사표 수리가 늦어지자 김 후보자가 법원행정처 고위간부에게 ‘왜 김 부장의 사표 수리가 늦어지느냐’며 전화를 했다는데 사실이냐”라고 물었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김 후보자의 부인에도, 장 의원은 “정말인가? 사실로 확인되면 위증으로 처벌된다”고 다그쳤다. ‘제보’를 단단히 믿는 눈치였다.
청문회 첫날인 12일에도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뭔가’를 움켜쥔 듯 후보자를 윽박질렀다. 주광덕 의원은 “3월9일 전국법원장간담회의 녹음파일과 녹취록이 있다는데 왜 안 내놓느냐”고 법원행정처 쪽을 다그쳤다. 주 의원은 “당시 그 자리에서 김 후보자가 완장을 찬 듯 나서서 임종헌 법원행정처 차장의 직무를 배제해야 한다는 등 주도적 역할을 했다”며 “임 차장이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다”고 마치 현장에 있었던 것처럼 질문했다. 후보자와 행정처 쪽이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하는데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도 “사법부 안에 있지 않고선 알 수 없는 이야기들에 대한 제보가 많이 들어온다”며 “사법부 안에 후보자가 대법원장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 사람들이 있는 것 아니냐”고 후보자에게 물었다.
앞서 김 후보자의 지명 직후 정부 고위관계자는 “김 후보자 지명에 경악한 법원 내 기득권층의 강력한 저항이 있을 수 있다”며 “야당을 대상으로 한 강력한 로비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여현호 선임기자 yeop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