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언가 바꿀 때는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잖아요. 그 고민의 기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김희진(28) 변호사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사람에 대해 고민하는 곳”이라는 생각에 지난 4월27일 1000번째 회원이 됐다. 한양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같은 달 변호사시험(4회)에 합격한 새내기 변호사는 “민변은 당연하게 생각하던 것을 바꾸는 조직”이라며 “법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그 법이 잘못됐다는 걸 인정하고, 법 뒤의 진짜 사람들 모습을 바라보려고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2년 전 실무수습을 하면서 민변과 첫 인연을 맺었다. 박주민 변호사(법무법인 이공)가 일하는 사무실에서 서면을 작성하며 의미 있게 돈 버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도 했다. “같은 마인드를 가진 친구들이 모여서 만든 사무실이잖아요. 이왕 돈을 번다면 가치 있게 벌고 싶었어요.”
어떤 변호사가 돼야 할지 구체적으로 고민한 것도 그때라고 한다. 그는 “당시 제주 강정마을 사태가 이슈였는데, 내가 변호사라면 어떻게 이 사람들을 효과적으로 변론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또 “입법자들이 법을 만들고, 그렇게 시행된 법이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눈앞의 문제를 잘못됐다고만 말해서는 아무것도 해결되는 것이 없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학부에서도 법학을 전공한 그는 아동인권 분야에 관심이 많다. 대학 때는 공부방 도우미를 했고,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학대 가정 아이의 심리치료를 돕는 봉사활동을 했다. 로스쿨 2학년 때는 인권법학회장을 맡았다. 하지만 변호사 자격을 얻은 뒤 더 고민이 많다. 그는 “법률 전문가 직함으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일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돼 아직 진로를 찾고 있다”고 했다.
민변이 태동할 즈음 태어난 그는 ‘동년배’인 민변에 이런 바람을 털어놨다. “기성세대의 경험이 옳은 면이 있겠지만, 축적된 것만이 정답이라는 걸 인정하지 않기를 바란다. 끊임없이 변할 수 있고, 변할 수 있다는 걸 받아들일 수 있는 조직이면 좋겠다.”
경주/서영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