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정대세(29)를 변희재(39)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대표가 국가보안법 혐의로 수원지검에 고발하자 검찰이 사건을 공안부에 배당해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자 인터넷에서는 “(그렇다면) 삼성은 간첩수입죄냐”라는 등 누리꾼들의 비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변 대표는 지난 1일 자신의 트위터(@pyein2)에 “정대세는 김일성 주체사상을 찬양하며 조총련 학교에서 공부하고 북한 김정은 체제를 위해 공을 차는 인물”이라고 썼다. 그는 또 “이미 정대세가 김정일을 찬양한 영상이 공개됐다. 축구협회는 하루라도 빨리 정대세를 추방하든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고발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14일 변희재씨가 대표로 있는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는 “정대세는 과거 해외 방송 등에서 ‘김정일을 존경하며 믿고 따른다’, ‘내 조국은 북한’이라고 말하는 등 북한을 찬양해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지식인들과 누리꾼들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unheim)는 “정대세 고발 건은 ‘혐의 없음’으로 결론날 겁니다. 고발이 들어온 이상 검찰에서는 법리 검토를 하지 않을 수 없을 테니까. 이번 사건의 의의는 국보법이 얼마나 악용되기 쉬운 악법인지 가시적으로 보여줬다는 데에 있죠”라고 트위터에 썼다. 소설가 이외수씨(@oisoo)는 트위터에 “정대세가 국보법 위반이면, 삼성은 간첩 수입죄냐?”고 꼬집었다. 김정란 상지대 교수(@pupituu)는 “정대세 선수, NLL, 전부 공안정국 조성을 위한 카드. 수십년 써먹은 뻔한 메뉴”고 비판했고, 이재화 변호사(@jhohmylaw)는 “고발장 자체로 각하사유!”라고 일축했다. 안도현 시인(@ahndh61)은 “정대세 선수에 대한 변희재의 고발은 백색테러다! 검찰의 ‘혐의 없음’ 결정을 기대한다”고 썼다. 또 트위터 이용자 @mett****는 “변희재의 정대세에 대한 국가보안법 위반 고발, 메카시즘의 한 단면입니다. 결국 삼성이 간첩을 수입했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그렇다면 삼성을 같이 고발했어야 하는 겁니다. 정대세의 눈물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가슴 아픈 일입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Piu***는 “진짜 (수사)할거면 정대세 고용한 삼성부터 수사하라”고 꼬집기도 했다.
재일교포 출신인 정대세의 국적은 한국이다. 일본에서 한국 국적의 아버지와 남도 북도 아닌 조선 국적을 고수한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정대세는 조총련계 학교에 다니며, 축구를 시작했고, 2007년 6월 북한 국적은 아니지만 북한 대표팀으로 발탁돼 2010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했다. FIFA의 양해를 얻어 북한 여권을 얻어 뛸 수 있었다. 정대세는 올해부터 국내 프로리그 수원 삼성에서 뛰고 있다.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