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은 현재 두문불출한 채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만 선별해 전화를 받거나 문자 통보를 보내는 식으로 외부와 연락을 취하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은 지난 9일 급히 귀국한 뒤로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11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 이후로는 다시 잠수를 탄 상태다. 외부 전화는 전혀 받지 않고 변호사나 지인들과만 통화를 하고 있다.
12일에는 변호사가 밤 늦게 경기도 김포시의 윤 전 대변인의 자택을 찾아 윤 전 대변인을 제외한 가족들과 성추행 사건에 대한 법적 대응을 상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변호사는 13일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윤 전 대변인 사건을 맡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전 대변인은 모습을 감춘 채 하루하루 새롭게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 일부 기자들에게 문자를 일방통보하는 방식으로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고 있다. 13일 인터넷에 윤 전 대변인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글이 떠돌자 그는 기자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로 자기가 쓴 글이 아니라고 알려왔다. 또 민정수석실 조사에서 자신이 피해 여성의 엉덩이를 움켜쥐었고, 호텔방에서 알몸으로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진 것에 대해서도 문자로 “민정수석실의 조사 결과는 날조다”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벌어진 8일 새벽 5시께 만취 상태로 호텔로 돌아오는 모습을 봤다고 증언한 기자에게는 “고소하겠다”는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윤 전 대변인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한때는 자살설이 나돌아 경찰이 출동하는 일도 벌어졌다. 지난 13일 밤 경기 김포경찰서가 윤 전 대변인의 자택을 찾았지만 그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윤창중 성추행’과 박근혜 독선 인사 [한겨레캐스트 #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