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26일 인천공항 매각 재추진 방침을 밝히자 누리꾼들 사이에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정부의 인천국제공항 매각 발표는 27일 낮 포털 실시간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누리꾼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대부분 비판적인 의견이 제시됐다. 트위터 아이디 @ton**는 “지금도 충분히 선진화된 세계 1위 공항을 수많은 국민이 반대하는데도 강행하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트위터 아이디 @stud**는 “인천공항 매각 왜 하는건지 상식적으로 이해시켜주면 찬성할게. 상식적으로 살자 좀”이라고 말했다. 한 누리꾼은 “공항 지분을 매각해서 더 좋아진다면 울진공항이나 무안공항을 먼저 맡겨봐라. 그거 잘 운영해서 ‘흑자’ 내면 그때 가서 생각해 보자”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26일 ‘공공기관 선진화 계획 추진실적 점검 및 향후계획’이라는 보도자료를 내어 “인천국제공항의 지분 49%를 매각하는 선진화 계획이 법을 개정하지 못해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인천국제공항 지분 매각, 이래서 필요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다음 아고라에 올려 적극적인 설득작업에 나섰다.
기획재정부가 아고라에 올린 글은 4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 형식으로 되어 있다. 첫 번째 질문인 ‘공항 지분을 매각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한 답변은 ‘아시아 제일의 허브공항이 되기 위해서’이다. 정부는 인천공항이 환승율이 뒤떨어지고, 공항사용료가 비싸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는 공항의 지분을 49% 범위 내에서만 매각하기 때문에 경영권을 외국에 넘기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고, 아울러 공항을 민영화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라고 밝혔다. 마지막 질문인 “민영화한 공항이 서비스 수준이 낮아지고 사용료가 올랐다고 하는데 인천국제공항도 그렇게 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과도한 인상을 막을 수 있도록 별도의 규제 기관에서 관리할 방침”이라고 답했다.
정부가 올린 글에는 하루만에 3000개에 가까운 댓글이 달렸다. 한 누리꾼은 “사용료가 우리보다 싼 공항을 비교하지 말고, 실제로 민영화가 되서 얼마나 비싸지는지를 비교해보자”고 제안했고, 다른 누리꾼은 “민영화하고 따로 규제할거면 민영화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아고라 아이디 hu**는 “교통수단이 민영화된 국가들은 우리보다 교통료가 훨씬 비싸다. 세계적인 추세라면 다 따라야 하나”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인천국제공항 매각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는 “공항 활주로로 쓰지 않는 땅이 500만평 이상 유보지로 남아있다. 그 땅은 장부가격에 반영돼 있지 않다. 인천공항 매각은 그걸 차지하기 위한 속셈”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역시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진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정부와 전혀 얘기한 바 없다. 당 정책위 차원에서도 논의된 적이 없고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원진 새누리당 전략기획본부장은 트위터에 “정권 말 우량 공기업 매각 가능한가요. 인내심을 시험하는 것도 아니고”라며 “이 문제 다음 정권으로 넘겨야 합니다”고 밝혔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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