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다리의 관절염 등이 심해 못 움직일 정도이나 병원에도 잘 가지 않고 있는데, 앞으로 우울증이나 위염 때문에 약 타러 가도 돈을 내야 한다니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의료급여 1종 수급권자인 김아무개(53·남)씨는 최근 ‘인권운동사랑방’과 한 면접조사에서 7월부터 달라지는 의료급여 제도 설명을 들은 뒤 진료비 걱정에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10년 가까이 부동산 개발 회사에 다녔으나, 회사 사정이 어려워 2004년부터는 거의 수입이 없었다. 그동안 생활이 어려워져 몇 차례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종교단체가 운영하는 쪽방에서 살기도 했으며, 우울증이 도져 병원을 수시로 다니고 있다. 그는 “무릎 관절과 허리까지 아파 일을 하기도 힘든 형편”이라며 “어서 건강해져야 일을 해서 이 신세를 면할 텐데 이제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하게 될까봐 두렵다”고 말했다.
그동안 병·의원의 진료비를 국가가 대신 내주던 김씨와 같은 의료급여 수급권자도 7월1일부터 병·의원에 갈 때는 1천~2천원을 내야 한다. 또 시티(CT), 엠아르아이(MRI) 등을 찍을 때도 급여비용의 5%를 내야 하고, 약국에서 약을 탈 때도 500원을 내야 한다. 아울러 만성질환자는 원칙적으로 한 곳의 의원에서 치료받아야 진료비가 면제되는 선택 병의원제가 시행된다. 보건복지부는 대신 치료비와 약값에 쓸 수 있도록 건강생활 유지비를 1인당 매달 6천원씩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가난한 이들의 건강권 확보를 위한 연대회의’ 등 빈곤 관련 시민단체 10여곳은 “새로 변경된 의료급여 제도가 의료급여 수급권자에게 꼭 필요한 의료 이용까지 제한해, 이들이 제때에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며 “제도 변경에 대해선 국가인권위원회까지 의료급여 수급권자의 건강권·의료권 및 생존권 침해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만큼, 시행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제도 시행 뒤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사례를 모아 헌법소원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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