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도움을 받아 만들어진 ‘사용자노조’ 설립이 무효가 되는 첫 사례가 나올 수 있을까?
전국금속노조는 “지난해 7월 금속노조 유성지회 파업 과정에서 만들어진 새 노조는 ‘노조 파괴’에 나섰던 노무법인 창조컨설팅과 회사가 공모해 세운 자주성이 없는 노조”라며 새 노조를 상대로 설립 무효 소송을 3일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그동안 ‘어용노조’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은 끊이지 않았지만, 소송까지 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창조컨설팅은 유성기업과 계약을 맺고 ‘노조 파괴’ 자문을 해준 사실이 드러나, 법인 인가가 취소되고 심종두 대표는 노무사 자격이 박탈됐다. 하지만 ‘노조 파괴’ 과정에서 만들어진 유성기업의 새 노조에 대해선 아무런 조처가 취해지지 않아, 금속노조 유성지회는 노조 활동에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창조컨설팅이 작성한 문건을 보면, 유성기업 새 노조의 설립신고서 작성 방법부터 회의 안건, 홈페이지 개설 방법 등이 자세히 적혀 있다. 또 새 노조가 조합원의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하자, 관리직 사원을 노조에 가입시킬 것을 권유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실제 창조컨설팅 문건 그대로 진행됐다. 새 노조는 노조법에서 규정한 자주적인 노조가 아니라 사용자 쪽 노조다. 노동부에 설립 취소를 요구했지만 묵묵부답이라 소송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새 노조는 유성지회보다 조합원 수가 더 많아 교섭대표 노조가 됐다. 홍종인 금속노조 유성지회장은 새 노조 해체 등을 요구하며 충남 아산 공장 앞 굴다리에서 75일째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어용노조’ 첫 무효사례 나올까
김소연기자
- 수정 2019-10-19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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